[인터뷰] 김명훈 KMD bio 대표 "2023년 新약물전달 체계 적용 위암 치료제 임상 도전"

조선비즈
  • 장윤서 기자
    입력 2020.07.06 06:00

    "‘신약개발 성공’ 타이틀 보다 ‘잘 팔리는 약’ 개발에 승부"
    내과의사 출신 제약사 마케팅⋅임상⋅신약전략 경력 바탕 창업

    김명훈 KMD Bio 대표는 “‘신약(新藥)’ 개발 성공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도 ‘잘 팔릴 수 있는 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장윤서 기자
    "‘신약(新藥)’ 개발 성공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도 ‘잘 팔릴 수 있는 약’을 만들겠습니다. 위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KMD110’가 바로 그 첫 주자입니다."

    김명훈 KMD Bio 대표는 최근 서울성모병원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진행된 조선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2022년 전임상, 2023년 임상시험을 목표로 신개념 항암제를 개발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4월 창업한 바이오벤처 KMD Bio는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의 창업기업 퓨전바이오텍으로부터 새로운 약물전달 체계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이 약물전달 체계는 항체에 화학약물을 탑재한 ADC(Antibody-Drug Conjugate·항체-약물 복합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유사 약물전달 플랫폼이다.

    ADC는 항암 세포가 있는 표적을 인식할 수 있는 항체에 독성을 지닌 물질을 탑재해 암종양을 사멸시키는 기술이다. 글로벌 제약사 제넨텍, 화이자, 애브비 등이 ADC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의약품을 개발해왔다. 국내에서는 레고켐바이오도 ADC 기술을 활용해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KMD Bio는 ADC 기술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약물전달 체계를 활용해 항암제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 대표는 "퓨전바이오텍으로부터 가져온 플랫폼은 ADC보다 개선된 약물전달체계다. 여기에 자체 확보한 단백질 약물을 결합해 위암·유방암을 타깃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과의사 출신인 그는 짧은 의사생활을 마치고, 제약사에서 약 20여년 간 경력을 쌓았다. 그가 거쳐 간 제약사로는 한독(구 한독-아벤티스), 한미약품, 셀트리온, 한국엘러간, 한국BMS 등이 있다. 이를 밑천으로 바이오 스타트업을 창업한 김 대표는 "제약사에서 근무하면서 임상시험, 마케팅, 신약 개발 전략수립, 기술이전, 투자유치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아왔다. 이를 바탕으로 신약개발에 뛰어들고자 창업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도 팔리지 않으면 아무 의미없다는 게 김 대표의 지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SK케미칼 위암 치료제 ‘선플라주’가 첫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개발된 신약이 30개(국산 신약 29호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허가 취소 제외)다. 바늘구멍을 통과할만큼 어려운 신약개발을 거쳐도 잘 팔리는 약, 이른바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을 탄생시키기는 어렵다.

    김 대표는 "국산 신약 가운데 연간 매출이 100억원이 넘는 의약품은 5분의 1 남짓이고, 아예 생산을 하지 않는 약도 다수"라면서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강산이 거의 세 번을 변하는 시간이 흘렀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한 신약은 드물다"고 했다.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도 이제는 ‘신약 성공' 타이틀에만 매달리지 말고, ‘잘 팔릴 수 있는 약’을 만드는데 집중해야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게 그의 견해다. 김 대표는 "수요자인 환자와 의사에게 필요한 약보다는 공급자인 연구자가 만들고 싶고 만들기 쉬운 약을 만드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사들이 선택하기 좋은 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을 통해서 통계적으로 차별화되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야 합니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신약개발 초기 단계부터 ‘임상 프로토콜’을 다르게 고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약 개발을 시작하는 시점에서부터 다른 경쟁 업체에서 또 다른 신약을 먼저 개발해낼 수 있다는 것을 늘 염두해 두고, 보다 다양한 임상 프로토콜을 기획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KMD Bio는 국내 바이오벤처와 협업해 신약 개발 후보물질 발굴을 돕고, 임상 프로토콜 계획을 짜는 등 컨설팅 역할도 할 계획이다. 특히 임상 2상을 진행했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후보물질을 다른 적응증으로 개발하는 신약재창출(repositioning)을 통한 신약개발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는 "후보물질 기전이 다르더라도 임상자료에서 차이가 나지 않으면, 유사 물질로 간주된다. 반면 후보물질 기전이 다르지 않더라도 임상자료가 차이가 나면 다른 약제로 간주될 수 있다"면서 "전립선 치료제 중 탈모 치료제로 허가 받은 약이 있는데 알고 보면 주 성분은 같다. 결국 임상 디자인이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사내 의학전문가와 마케팅전문가, 규제과학전문가, 임상전문가를 영입해 임상개발전략에 익숙하지 않은 작은 벤처를 위해 개발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공동 개발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KMD Bio는 현재 두 개의 벤처와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좋은 바비큐 요리를 하려면 고기가 좋아야 한다고만 생각하기 쉬운데요. 불 온도와 조리시간, 소금 양 차이로도 ‘최고의 요리’가 될 수도, 아예 먹을 수 없는 고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요리사 역량과 경험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혼자보단 둘, 둘보단 셋이 나을 수 있다고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빅파마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내 연구자들과 기업이 '뭉쳐야 산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현재 국내 제약사들은 각자 개별적으로 플레이어가 돼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규모와 연구 역량 측면에서는 빅파마와 차이가 너무 크다. 이 같은 자본 규모·임상역량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과 연구소, 각 제약사들이 협력해 컨소시엄 형태로 신약을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기업 간 M&A(인수합병)도 활성화 될 필요성이 있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처음 도전하는 위암 치료 신약 임상시험 개시 후 2년 정도 지난 2025년에 상장을 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고 했다.

    김명훈 KMD Bio 대표./장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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