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만원짜리 성남 폐가가 1억6000만원에 낙찰된 까닭은?

조선비즈
  • 고성민 기자
    입력 2020.07.02 06:00

    경기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에 위치한 10평 남짓한 폐가가 감정가 260만원의 62배가 넘는 1억6000만원에 낙찰돼 경매 투자자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2일 감정가의 62배가 넘는 1억6000만원에 낙찰된 경기 성남시 금토동 단독주택. /지지옥션 제공
    2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금토동 한 단독주택(금토동 502번지) 경매에 응찰자 13명이 몰려 무려 1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은 토지 소유자가 따로 있어 건물만 경매에 부쳐졌다. 오랫동안 공가로 방치된 폐가로, 연면적도 29.5㎡(약 9평)에 불과하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라 신축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물건이 차순위 응찰자도 1억원을 베팅할 정도의 관심을 끌었다. 앞선 지난 4월 경매에서 한차례 낙찰됐다가 대금 미납으로 다시 경매에 부쳐졌는데, 당시에도 응찰자 19명이 몰리며 2억3000만원(감정가 88배)에 낙찰됐다.

    지난 22일 감정가의 62배가 넘는 1억6000만원에 낙찰된 경기 성남시 금토동 단독주택 내부. /지지옥션 제공
    보잘 것 없어 보이는 폐가에 투자자들이 몰린 이유가 뭘까. 이 주택이 토지 경매에서 ‘로또’로 불리는 이축권(移築權)을 노릴 만한 물건이라는 입소문이 퍼져서다. 이축권이란 그린벨트 안에 있던 주택이 공익사업 등으로 철거될 경우 그린벨트 내 다른 곳에 건물을 옮겨 지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아무 곳에나 마음대로 건물을 새로 지을 수는 없고, 인근 지역·제한된 대지면적으로만 신축이 가능하다.

    이 필지는 현재 택지지구에 포함돼있지 않다. 향후 개발 예정 계획도 없다. 투자자들은 10년 뒤일지, 30년 뒤일지 모를 공익사업으로 이축권이 주어지는 것을 기대하고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추후 공익사업지로 개발될지 아닐지 아무도 알 수 없고 가능성도 매우 낮지만, 운이 좋으면 수십억원 땅으로 탈바꿈할 수도 있는 1억6000만원짜리 로또를 산 셈이다.

    다만 일반적인 개발허가지역 내 주택과 달리 이 주택은 이축권을 받기 위해 주무관청 허가의 문턱도 넘어야 한다. 당첨금 없는 로또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수정구청 관계자는 "이축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일반 건축물대장이 아닌 ‘개발제한구역 건축물관리대장’에 포함돼 있느냐에 달려있다"면서 "해당 건물은 개발제한구역 대장에 등록돼 있지 않아 현재로선 건물을 매입해도 이축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결국 소유주가 개발제한구역 대장 등재 요청을 한 뒤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현재로선 이 주택이 개발제한구역 대장에 등록되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승인 여부를 알기 어렵다"면서 "연초부터 이 건물의 이축권 행사가 가능한지 묻는 투자자 문의가 쏟아졌는데, 답변 드리기 어렵다는 쪽으로 대답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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