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공장 직원 사망, 직장 내 괴롭힘 인정… "조직문화 개선"

조선비즈
  • 이선목 기자
    입력 2020.06.30 17:02 | 수정 2020.06.30 17:04

    오리온은 지난 3월17일 익산 공장에서 근무하던 직원의 사망 사건에 대해 애도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30일 밝혔다.

    오리온은 이날 오후 관련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이 사건과 관련한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 고인의 상관이 고인에게 시말서 제출을 요구한 행위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았고, 이와 함께 익산공장의 경직된 조직문화에 대한 개선지도 및 권고를 받았다"며 "오리온은 고용노동부의 권고를 겸허히 수용하고 성실히 수행해 가겠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 /오리온 제공
    앞서 지난 3월 17일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일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20대 A씨는 사망 전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유서에는 "오리온이 너무 싫어", "돈이 뭐라고", "이제 그만하고 싶어", "난 여기까진 거야", "그만 좀 괴롭혀라"등의 내용과 함께 상급자의 실명과 직책이 담겨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리온은 먹거리를 제조하는 식품회사로, 업의 특성상 식품 위생과 소비자안전을 위해 엄격하게 생산 공정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경위서나 시말서를 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이어 "회사 규정에 따라 시말서 처분은 본사 차원에서 내려지는 인사 징계 중 하나로 현장에서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며 "이를 위반하고 본인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해당 팀장에 대해서는 사규에 따라 징계 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위서나 시말서를 받은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확립된 판례나 선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이번 고용노동부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고 개선지도 및 권고 조치를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또 "고인 A씨가 지목한 동료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고인의 정신적 고통과의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찾기 어려워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인정되지 않았다"며 "다만 회사측이 재조사하라는 고용노동부의 권고에 따라 엄격한 재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오리온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임직원들이 회사 생활 외에도 개인적인 고충이나 고민 등을 털어놓고 보다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외부 기관을 통한 ‘근로자 심리 상담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나이 어린 신입사원들을 지원하는 멘토링 제도 등 공장 내 임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사내 정책들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필요한 제도를 적극 도입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은 "이번 사건을 통해 고인이 애로 사항 등을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이 마땅치 않았고 또 공장 내 경직된 조직 문화가 존재했음을 알게 됐다"며 "현재 본사 차원에서 공장의 업무 문화, 근무 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다각도로 청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공장 내 존재하는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혁하고, 노동조합과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사 공동으로 현장의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 가겠다"며 "다시 한번 고인과 유가족에게 진심 어린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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