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구조조정 돌입했는데…정부는 “특별고용지원 제외” 엇박자

조선비즈
  • 김우영 기자
    입력 2020.06.30 15:00

    카타르발(發) 대규모 LNG운반선 슬롯 계약 소식이 전해졌지만, 한국 조선업계는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 여파가 닥칠 거란 위기감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조선 3사를 특별고용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에선 탄식이 터져 나온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은 다음 달 1일부터 조선사업부와 해양사업부를 조선해양사업부로 통합한다. 부서 규모는 20% 축소한다. 코로나 사태 등으로 대내외적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조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상반기 임원 승진도 보류했다.

    경상남도 거제시의 한 조선소 협력업체 공장에서 직원 한 명이 지나가고 있다. /조선DB
    희망퇴직을 받는 조선사도 있다. STX조선해양은 다음 달 13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일감이 바닥난 가운데 노조 파업으로 선박 건조 공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STX조선해양은 올해 선박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고, 내년 1분기 이후 일감이 전무한 상황이다. 한진중공업(097230)역시 경영 효율화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조선사들이 잇따라 조직 슬림화에 나선 것은 코로나 여파가 올 하반기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전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469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나 급감했다. 코로나19와 미중무역갈등으로 세계 물동량이 급감했고, 유가 상승으로 해양플랜트 발주마저 줄고 있다. 올해 1~5월 한국의 누계 수주 실적은 90만CGT(32척)에 그쳤다.

    그럼에도 정부는 조선 3사가 최근 카타르와 23조원 규모의 LNG선의 슬롯 계약을 체결했다는 등의 이유로 오는 7월부터 조선 3사를 특별고용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정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은 고용 사정이 급격히 악화할 우려가 있는 업종을 정부가 지정해 사업주와 노동자에게 각종 지원을 해주는 제도다.

    조선업계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카타르 LNG선 건조 슬롯 계약만으로는 당장 혜택을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를 운반할 해운사를 찾고, 조선사와의 선가 협상 기간까지 고려하면 본계약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며 "100척 규모의 슬롯 계약이라고 하지만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까진 실질적으로 몇 대를 언제, 어느 정도로 주문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하반기부터 일감도 확 줄어 구조조정하는 상황인데 정부는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제외하니 납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LNG 시장이 침체인지라 발주 자체가 지연될 수 있고, 최종 단계에서 슬롯 계약 규모에 못 미치는 발주를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지난 2004년 카타르는 한국에 90척 규모의 LNG선 슬롯 계약을 했지만, 실제 발주는 53척에 그쳤던 전례가 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삼성중공업 제공
    설령 100척을 주문한다고 해도 조선 3사가 나눠 가질 때 한 업체가 1년간 건조하는 LNG선은 7척이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이는 전체 목표량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아울러 발주가 진행된 이후에도 계약과 설계 기간 등을 고려하면 2022년은 돼야 본격적인 일감이 생긴다. 당장 1년이 넘는 보릿고개가 조선 업계에 닥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조선업계 숙련공들이 대규모 실직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하반기 수주 물량이 바닥나면 칼끝은 먼저 협력사 직원에게 향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대규모 일자리 이탈로 이어질 경우, 정작 보릿고개 이후 일감이 몰렸을 때 숙련공이 부족해질 수 있다. 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042660)조선소 등이 있는 거제시에서는 해양부문 일감이 줄면서 최대 8000명 안팎의 근로자가 실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거제시 관계자는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숙련공들이 조선소에 남아 있어야 향후 대규모 일감이 몰렸을 때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숙련공 고용 유지를 위해 각계각층에 도움과 관심을 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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