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한담] '동학개미' 덕에 어깨 펴는 증권사 리테일 직원들

조선비즈
  • 이경민 기자
    입력 2020.06.30 06:00

    최근 2분기(4~6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한 증권사 직원들의 동기 채팅방에서 미묘한 분위기 변화가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하락장 이후 개인 투자자 수가 늘면서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자산관리(WM) 부문 실적이 좋아지자 리테일(소매) 부문 직원들의 성과급 불만이 쏙 들어간 것이다. 한 증권사 WM센터 직원은 "최근 10여년간 성과가 좋았던 투자은행(IB)부서 동기보다 성과급에서 밀렸는데 한동안 어깨 좀 펴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증권사 리테일 사업이 좋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리테일 직원들의 사기도 높아지고 있다. 한동안 수익이 좋았던 IB에 밀려 제대로 받지 못했던 성과급을 두둑히 챙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조선DB
    최근 10여년간 증권사 주요 수익원은 기업공개(IPO), 기업 인수합병(M&A), 회사채 발행 등 IB 사업이었다. 비대면 주식 위탁매매, 자산관리 상담을 통한 금융상품 판매 등 증권사 전통사업이었던 리테일 사업은 상대적으로 소외됐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증시가 급등락하면서 매매 차익을 얻으려는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했고 ‘동학개미운동’으로까지 불리며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하자 상황은 반전됐다. 리테일 부문 수익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IPO나 M&A 등 IB부문은 위축되면서 IB부문의 수익은 쪼그라들었다.

    지난 1분기 증권사들의 리테일 수익을 보면 미래에셋대우(006800)는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전분기 보다 70% 증가한 143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IB는 15.6% 감소한 1036억원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 주식거래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039490)은 위탁매매 수익이 전분기 대비 97% 증가했으나 자기자본(PI) 투자에서 크게 적자를 보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005940)도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각각 70%, 54%씩 증가했다.

    리테일 부문 수익이 증가한 것은 지난 2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한 뒤 저가매수를 노린 개인 투자자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6조3393억원으로 연초인 1월 2일 29조8559억원 보다 55% 증가했다.

    2분기 리테일 부문의 수익 증가를 기대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산관리 상담이 늘어 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자산관리 상담을 받으려는 고액 자산가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을 처분한 자금을 부동산 시장에 재투자하기 어려워지자 주식시장으로 몰려가는 것이다.

    이지연 미래에셋대우 마포WM센터 부지점장은 "WM 직원들은 최근 상담 문의가 늘어나면서 예전보다 많이 바빠졌다"며 "시중에 유동성이 많아지다보니 주식투자에 관심이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산관리 수수료는 2분기 이후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IB부문은 2분기에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분기 예정됐던 주요 기업들의 IPO가 하반기로 미뤄진데다 코로나 여파로 대면 업무가 차질을 빚으면서 주요 사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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