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3천만원' 이상직 20대 딸의 이스타홀딩스, 어떻게 80억 대출했나

조선비즈
  • 최지희 기자
    입력 2020.06.26 15:12 | 수정 2020.06.26 16:20

    이스타항공 담보로 대출받은 뒤 이스타항공 인수… "대표적인 기업사냥꾼식 LBO M&A"

    제주항공(089590)과 이스타항공의 인수 합병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스타항공 창업주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 일가의 이스타항공 주식 매입 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타홀딩스는 2013년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세워졌으며, 이 의원의 딸 이수지(31) 대표가 33.3%, 아들 이원준(21)씨가 66.7%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됐는데, 설립 1년도 되지 않은 2014년 100억원을 들여 이스타항공 주식 68%를 매입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5일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의혹에 대해 "이스타홀딩스가 사모펀드로부터 80억원을 빌렸다"고 해명했다. 신생회사가 무슨 신용이 있어서 거액을 빌릴 수 있었느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스타항공을 담보로 80억원을 빌린 것이며, 불법적인 요소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오른쪽부터)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딸 이수지 이스타항공 상무 겸 이스타홀딩스 대표, 아들 이원준씨. /이스타항공 직원 제공
    이스타항공 측은 "이스타홀딩스의 설립과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은 법무법인의 검토를 거쳐 사모펀드를 통해 지극히 합법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이스타홀딩스는 수년에 걸쳐 보유한 항공 지분을 매각해 사모펀드에서 조달한 원금과 이자를 모두 상환했으며 이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이나 편법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사모펀드에 대한 의혹 제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수익이 없는 작은 회사가 80억원을 빌린 걸 보면 예상컨대 사모펀드에 유리한 계약조건이 들어가 있을 것"이라며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확실시됐다면 항공사를 담보로 투자자들을 모았을 것이고 투자자들도 항공 인수를 전제로 들어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본금 3000만원 회사가 80억원을 빌린 것에 대해 이 교수는 "대표적인 차입매수(LBO·Leveraged Buyout)로 볼 수 있다"면서 "이스타항공을 담보로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자본금이 적다는 것만으로 문제 삼기는 어렵다"고 했다. LBO는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인수 비용을 마련한 뒤, 구조조정 등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 비싼 가격에 되파는 것으로 기업 사냥꾼이 주로 쓰는 방법이다.

    사모펀드 투자자 실체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스타항공은 사모펀드 투자자 내역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모펀드 특성상 투자자 여러 명이 모여 이들의 전체 동의를 받아야지만 밝힐 수 있다"며 "본인들이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이스타항공이 공개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이스타항공 제공
    이 과정에서 이상직 의원의 거짓 해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의원은 지난 2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7년 전 이스타항공 경영에서 손을 뗐다"고 주장했으나 2018년 초까지 회사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스타항공 노조 관계자는 "월간 회의에 꼬박꼬박 참석해 정비공에게 욕설을 하며 질책을 하거나 영업부서 직원들에게도 딸과 비교를 하며 ‘디자인을 전공한 내 딸이 이것보다는 잘하겠다’고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1989년생인 이수지 대표는 미국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했으며 2018년 이스타항공에 ‘20대 상무’로 선임돼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고위 관계자는 "이 의원이 2018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가기 전 약 2년간 회장으로 역임하면서 회의에 참석한 것은 맞지만 회사 일과 관련한 결재는 일절 하지 않았다"며 "7년째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건 이 의원이 갑자기 방송 카메라를 맞닥뜨려 당황해 말실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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