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만들고 남은 폐목재로 친환경 항공유 생산

조선비즈
  • 김윤수 기자
    입력 2020.06.23 12:00

    끈적해서 못 쓰던 식물 유래 ‘리그닌 오일’… 점성 7분의 1로 낮춰
    하정명 KIST 박사 "2027년 항공유 온실가스 감축 규제 대응 가능"

    폐목재로부터 친환경 항공유를 만드는 과정./K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종이를 만들고 남은 폐목재를 이용해 친환경 항공유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정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은 폐목재로부터 항공유급 연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국제연합(UN) 산하 국제항공기구(ICAO)는 오는 2027년부터 항공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규제를 실시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참여국들은 지속 가능한 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면 민간 항공기 운항이 제한된다.

    항공유는 휘발유, 경유 같은 다른 수송 연료와 달리 에너지 밀도가 높고 어는점이 낮아야 한다. 비행기의 무게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온이 낮은 상공에서 연료가 어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현재 항공유를 대체할 친환경 연료를 찾는 일이 어려운 상황이다.

    종이를 생산하고 남은 폐목재는 구성성분의 20~40%가 ‘리그닌’이라는 물질이다. 리그닌에 열을 가하면 항공유와 비슷한 에너지밀도·어는점 특성을 갖는 기름(리그닌 오일)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폐목재를 이용한 바이오항공유 생산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리그닌 오일은 점성이 식용유의 9배 이상, 물의 750배에 달한다. 끈적거리기 때문에 저품질 보일러 연료로만 쓰일 뿐 항공유급 연료로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고온·고압 환경에서 리그닌 오일을 수소와 반응시켜 점성을 7분의 1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리그닌 오일을 구성하는 큰 분자들이 수소와 만나 작은 분자 여러 개로 분해되는데, 이 결과로 점성이 낮아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점성을 낮춘 리그닌 오일이 "산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상용화를 위해 2025년까지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한국석유관리원과 함께 표준화·인증 작업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 박사는 "이번 성과로 폐기물로 취급되는 리그닌으로부터 항공유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항공유 온실가스 감축 규제에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에너지 변환 및 관리(Energy Conversion and Management)’ 최신호에 게재됐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