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에 빠진 식품업계… 헬스족·고령층 모두 잡는다

조선비즈
  • 윤희훈 기자
    입력 2020.06.23 06:00

    다이어트 바람 타고 고단백 식품 인기
    간편식 수요 증가... 영양 불균형 해법으로 주목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다이어트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식품기업들이 다양한 '고단백질 식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이전까진 고단백질 식품이라고 하면 치료 후 회복을 돕는 '보양식'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즐기는 헬스족들의 '보충식'으로 인식됐으나, 최근 들어선 부족한 영양을 채워주는 '보조식'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먹기 편한 가정간편식 제품이나 대용식 섭취가 늘면서 발생하는 영양 불균형에 대한 해법으로 고단백질 식품을 많이 찾고 있다. 하루 권장 단백질 섭취량은 일반 성인 남성(70kg)이 56g, 성인 여성이 46g인데, 간편식만으로는 채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식품기업들이 다양한 단백질 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쏟아지는 신상 단백질 식품…맛과 영양 '두 마리 토끼' 잡다

    오리온(271560)은 최근 단백질과 아미노산 성분을 함유한 음료 제품인 '닥터유 드링크'를 출시했다. 닥터유 드링크는 오리온의 첫 'RTD(Ready To Drink·즉석음용)' 제품이다. 영양성분이 우수한 ‘밀크 프로틴’을 사용해 달걀 2개 분량의 단백질 12g과 18종의 아미노산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단백질 음료에 박힌 '마시기 거북스럽다'는 고정관념을 지우기 위해 맛에도 신경을 썼다.

    초코파이나 고래밥, 오징어땅콩과 같은 스낵류만 생산해왔던 오리온은 첫 음료 상품을 출시하면서 '단백질 음료'라는 특수 시장을 노렸다. 오리온이 고단백질 식품에 주목하는 배경엔 '닥터유 단백질바'의 성공이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단백질 성분을 강화한 ‘닥터유 단백질바’를 출시해 1년 2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150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닥터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비타민 등 영양성분을 강화한 닥터유 드링크 라인업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라며 "오리온이 제과를 넘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음료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개척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이 출시한 닥터유 드링크 단백질./오리온 제공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은 지난 11일 특수 영양식 브랜드 그린비아를 통해 고단백 균형 영양식 '그린비아 프로틴밀' 2종을 출시했다. 그린비아 프로틴밀은 바쁜 일상 속에서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을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제품은 고소한 견과류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그린비아 프로틴밀 아몬드와 호두', 검은참깨의 진하고 고소한 맛을 담은 '그린비아 프로틴밀 검은참깨' 등 2종이다.

    '그린비아 프로틴밀'은 성인 1일 권장량 33%에 달하는 단백질 18g을 함유한 고단백 식품이다. 대두 단백질, 카제인 단백질 등 소화 및 흡수 속도가 각기 다른 동·식물성 단백질을 혼합해 체내에 아미노산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 8종의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13종, 미네랄 8종 및 식이섬유 6g 등 영양성분을 골고루 담았다. 열량은 250mL 용량에 200kcal로 다이어트용 간식으로 좋다.

    정식품 관계자는 "'그린비아 프로틴밀'은 지난 30여년 간 국내 환자용 영양식을 연구하고 관련 업계를 선도해온 정식품의 노하우로 선보이는 고단백 균형 영양식"이라며 "60대 이상 고령층은 물론 운동족, 다이어트족, 직장인 등 남녀노소 누구나 건강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빙그레(005180)는 지난 4월 단백질 성분이 8% 이상 들어있는 요거트 '요플레 프로틴'을 출시했다. 1병에 함유된 단백질은 18g이다. '요플레 프로틴'은 출시 이후 한 달여 만에 50만개 판매를 기록하는 등 시장 반응이 좋다. 한국야쿠르트도 지난 2월 식이섬유 음료로 인기가 많은 하루야채에 단백질을 더한 '하루야채 프로틴밀'을 출시했다. 당근과 호박고구마를 포함한 19가지 야채와 콩, 보리 등 23가지 곡물과 야채 350g, 식물성 단백질이 들어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하루야채 프로틴밀을 통해 1등 야채주스'로서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하는 한편, 성장하는 단백질 식품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이 성인영양식 전문 브랜드로 출시한 셀렉스./매일유업 제공
    ◇ 분유 매출 급감에 유업계 구원투수 된 '성인영양식'

    유업계에서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고단백 식품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조제분유와 우유 소비량이 줄어든데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분유 시장은 포화 상태다. 이에 성인영양식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고단백 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칼을 뽑은 것은 매일유업이다. 매일유업(267980)은 2018년 성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영양소인 단백질을 간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웰에이징 영양설계 전문 브랜드 '셀렉스'를 출시했다. 현재까지 분말 형태의 '매일 코어 프로틴'과 음료 형태의 '매일 마시는 프로틴', 씨리얼바 '매일 밀크 프로틴바', 체중조절용 조제식품 '슬림25' 등을 선보였다. 올해 4월까지 셀렉스 제품의 누적 매출액은 400억원에 이른다.

    지난달에는 '코어 프로틴'을 업그레이드한 '코어 프로틴 플러스'를 출시했다. 아미노산 스코어가 110점 이상인 제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건강기능식품 기준인 85점을 상회한다. 아미노산 스코어는 식품에 함유된 아미노산의 질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분유처럼 물에 타 먹는 방식으로 하루 한 잔을 마시면 우유 4컵에 해당하는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매일유업은 이 제품의 주 소비자 층으로 근육량 증가를 목표로 근력 운동을 하는 '헬스족'과 근력이 감퇴하기 시작한 고령층을 설정했다.

    해외시장도 공략한다. 매일유업은 중국 온라인몰 티몰 글로벌에 셀렉스 단독 플래그십스토어도 열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성인영양식 시장은 연간 7조원 규모로, 매년 빠르게 성장 중이다. 매일유업은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따라 기존의 영유아식에서 성인영양식까지 수출 품목을 확대하고 1980~1990년대생 소비자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후발 업체들도 시장에 뛰어 들었다. 남양유업은 프리미엄 영양 브랜드 ‘하루근력’을 출시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일동후디스는 산양유 단백질을 넣은 성인건강영양식 '하이뮨'을 선보였다. 하이뮨은 산양유 단백질을 비롯한 소화가 잘되는 5가지 단백질과 8종의 건강기능성분을 담은 단백질 보충 건강기능식품이다.

    업계에서는 고단백을 내세운 성인 영양식 상품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에 대해 영양 균형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증가한데다, 기존에 시중에 유통되던 단백질 파우더 제품들의 신뢰가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헬스족'들이 근육을 키우기 위해 '프로틴 파우더'를 구입해서 많이 먹는데, 대부분 병행 수입 제품으로 성분 검증이 완벽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산 보충제도 검증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2016년엔 국내산 보충제가 함량 미달로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단백질 상품을 인터넷이나 통신 판매, 또는 헬스장에서 구입해서 먹는 게 대부분이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먹는 제품이 어떤 성분인지 모르고 먹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이런 시장에 국내 대표 식품 기업들이 오랜 R&D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발굴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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