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 800여명에 이를 수 있다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하며 방역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30명을 넘어서거나 병상가동률이 70%에 달하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조건도 밝혔다.
22일 박 시장은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감염병 전문가들에 따르면 4월 30일부터 6월 11일까지 전국 평균 R값이 1.79로 급격히 증가한 상황"이라며 "이 수준대로라면 한 달 후 하루 확진자 수가 800여 명에 이를 걸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R값은 환자 한 명이 추가로 감염시키는 다른 환자의 수를 계산한 수치로 ‘감염재생산지수’로도 불린다.
박 시장은 "이대로라면 지금이 2차 대유행 한 달 전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만약 (2차 대유행이 발생해) 여름철이든 또 가을철이든 아니면 겨울철 독감유행과 겹칠 경우 지금의 의료방역체계가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 시장은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할 경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오늘 이후 서울시에서 3일간 일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30명을 넘어서거나 병상가동률이 70%에 도달하는 등 공공의료체계에 부담이 될 정도에 이르면 종전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재 서울시는 전체 913병상 중 490병상을 사용하고 있어, 가동률은 53.7%에 달한다.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신규 확진자 수는 132명으로 평균 19명이며 14일부터 20일까지 확진자수는 105명으로 평균 15명이다.
박 시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순간 방심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것보다 더 심각한 기나긴 멈춤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경우 해제시점에 대해서는 "그때 상황에 따라 전문가 판단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시장은 감염병 대응 강화를 위해 다음달 시 차원의 역학조사실과 방역관리팀, 감염병연구센터를 신설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박 시장은 "현재 수도권 내 소규모 집단감염이 전방위로 확산되며 추적 속도가 확산 속도를 충분히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역학조사요원들의 인력을 대폭 증원하고 추적관리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