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정상끼리 지킬 선 넘어…무례해"
정세현 "아무리 화나도 그렇지 물건 집어던져"
조응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심각한 도발"
김부겸 "평화의 사다리 걷어차지 마라"
더불어민주당이 17일 북한의 전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문재인 대통령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 비난 담화를 계기로 북한에 날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교류와 협력 대상으로서 북한을 대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서울 구로을·초선)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밤 사이 나온 북한의 여러 입장 글을 봤다"며 "짚고 넘어갈 것이 있어서 글을 쓴다. 정상 간 신뢰와 예의에 대한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국가 정상 사이에는 상황이 좋든, 안 좋든 지켜야 하는 경계(선)이 있다"며 "북한의 여러 입장 및 보도는 선을 넘고 있다. 무례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그동안 북한을 두둔해 왔다. 전날 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서 이날 새벽에는 "속에선 천불이 난다. 까맣게 타들어간다"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해 내겠다"며 말을 아꼈다.
전날 인터뷰에서는 "공동의 재산을 일방적으로 훼손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단히 유감"이라고만 했다. 윤 의원은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 직전에는 "상대(북한) 입장에서는 9·19 군사합의 이행 의지를 의심하게 되는 빌미가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북한을 감쌌다.
하지만 이날 오전 페이스북 글은 정 반대였다. 윤 의원은 "국가 정상 사이에는 상황이 좋든, 안 좋든 지켜야 하는 경계(선)이 있다"며 "북한의 여러 입장 및 보도는 선을 넘고 있다. 무례하다"고 했다. 이어 "그 선을 지키지 않으면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역사는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분명히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을 약속한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이 기회에 북한 당국자들에게 충고를 좀 하고 싶다"며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떼쓰다가 안되니까 집어던지고, 고함지르는 형국인데 너무 심하게 나간다"고 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이렇게 심하게 하면) 지금 초중고 학생들,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나라(북한)를 이끌고 가야 하는 주역들에게는 주홍글씨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을 강도높에 비난했다. 이 대표는 "국가 간 외교에는 어떤 상황에도 넘지 말아야 할 금도가 있다"며 "판문점 선언의 상징을 폭파한 북쪽의 행동은 금도를 넘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북한이 "이런 행동은 반짝 충격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한국인 마음에 불신과 불안을 심어 장기적으로 한반도 평화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정상 간 남북 합의를 깨트리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킨 북한의 명백한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도 지켜야 할 정도가 있다"고 했다.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김부겸 전 의원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대화의 여지를 두지 않은 일방적 파괴 행위는 세 번의 정상회담이 쌓아 올린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김정은 위원장은 일체 무력행동과 도발적 조치를 중단하라. 평화의 사다리를 걷어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조응천 의원은 페이스북에 "남북간 특수관계를 백번 감안해도, 사무소 폭파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심각한 도발"이라며 "당은 단호히 북한을 꾸짖고, 잘못된 행태를 고치겠다는 결기를 내보여 국민 자존심을 살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