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서 힘받는 '데이터청'… 전문가들은 효용성 두고 의견 갈려

조선비즈
  • 황민규 기자
    입력 2020.06.11 17:05

    "데이터청 통해 데이터거래소 등 신산업 창출 앞당겨야"
    "‘청’으로는 한계 뚜렷, 특별법적 지위 갖는 기관 필요"

    정치권이 4차 산업혁명의 '원유'라고 불리는 데이터 경제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데이터청'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IT업계, 학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데이터청의 구체적인 효용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적극적이고 합법적인 데이터 활용을 장려하고 신산업 창출의 근간이 되어줄 정부 기관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지만, 반대로 현재 정부 기구 산하의 '청' 형태로는 그 한계가 명백하다는 반론도 나왔다.

    11일 국회본관에서 열린 ‘데이터청 전문가 간담회’. /황민규 기자
    11일 미래통합당 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여의도연구원이 국회 본관에서 개최한 '데이터청 설립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데이터청 설립을 두고 국내 IT 전문가, 학계 인사, 정부 정책관 등이 모여 토론을 진행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 등도 참석했다.

    이날 김종인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코로나19는 우리나라 경제상황에서 그동안 말만 했던 4차산업혁명에 대한 추진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4차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원료인 데이터에 미래가 걸려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는 나와있는 게 없다. 결국 정부가 데이터청을 설립해 종합해 관리하면서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개인에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진 전문가 토론에 나선 도경화 건국대 컴퓨터학부 교수 역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아무리 얘기를 해도 결과적으로 산업 발전을 위한 서비스가 나와야 한다. 전자정부 추진을 통해 축적된 공공데이터의 제공, 활용 정도로 멈출 것이 아니라 전문적이고 계획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전문조직이 중요하고,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청 설립에 대한 조직 논의를 하면서 (데이터 산업을 발전시킬) 더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 없이 데이터를 다루는 건 걱정된다"며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위치정보, 교통 정보 등 데이터 활용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앞으로는 신용정보, 금융정보, 위치정보 등도 포함해 안전하고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강조했다.

    윤지영 이화여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데이터가 21세기의 원유라는 표현을 쓰는데 데이터가 왜 비싸고,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 보여줄 수 있는 사례가 데이터 거래소다. 이같은 데이터 거래소는 데이터청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데이터를 융합하고 서비스하는 예시와 구체적 모델이 필요하다. 금융데이터거래소는 이미 시작됐다. 덴마크의 경우 이미 4년전부터 데이터 거래소를 운영 중이며 IT 강국이라는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늦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데이터청 설립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전문가들도 있었다. 김진욱 한국IT법학연구소 소장은 "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경제가 현실화되는 상황과 달리 국내는 이용자가 제공하는 데이터 제공 자체에 대한 개념 정립이 안됐다. 국민의 이용자 정보를 수집, 보관, 활용, 가공을 하고 있는 반면에 재산적인 혜택은 전혀 주지 않기 때문"이라며 "헌법에 보면 공공의 필요에 의해 국민 재산권 사용을 하면 정당한 보상을 해야한다. 이 때문에 개인정보유통, 활용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청을 설립할 때 핵심은 데이터 거래를 관리하는 역할인데 데이터의 재산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없는 기존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조직들이 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데이터청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유통, 거래, 활용, 수집, 보관 등에 대한 특별법적 지위를 가지는 법률이 필요하고, 그 법률의 집행기관이 데이터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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