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사무실 무용론 나와도 여전히 인기 좋은 꼬마빌딩

조선비즈
  • 백윤미 기자
    입력 2020.06.01 06:10

    #1. 경기도 광명시 역세권에 대형 상가건물을 가진 백모(71)씨는 요즘 머리가 복잡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층과 4층에 있던 중·고등학원과 식당이 문을 닫으면서 공실이 크게 발생한 탓이다. 백씨는 "지금까지 상가 공실 관리로 속을 자주 썩었던 탓에 세입자 관리가 그나마 쉽고, 자녀에게 증여하기도 쉽게 꼬마 빌딩으로 자산을 나눌 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무실 무용론과 공실(空室)이 확산되면서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꼬마 빌딩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내려가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 만큼 세금 부담이 많지도 않은 탓이다. 세입자 관리도 중대형 상가보다는 쉬운 편이다.

    2020년 4월 23일 서울 강남역 인근 번화가 모습/장련성 기자
    ◇5년간 두 배 가격 오른 꼬마빌딩

    31일 토지건물 정보플랫폼 밸류맵에 따르면 꼬마빌딩 가격은 최근 5년간 두 배나 뛰었다. 밸류맵이 2015~2019년 거래된 서울의 업무상업시설을 조사한 결과, 서울의 연 면적 99~300㎡규모 빌딩(꼬마빌딩)의 3.3㎡당 가격은 2057만원에서 3980만원으로 올랐다. 상승률은 93.5%에 이른다.

    최근 경매시장에서도 꼬마빌딩의 인기는 높다. 지난 12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된 서울 용산구 청파동1가 근린주택에 대한 1회 경매 입찰에는 42명이 몰렸다. 3층짜리 꼬마빌딩인 이 건물의 감정가는 9억143만원이었으나 감정가의 1.6배인 14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개발호재가 있는 용산구에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지만 최근 꼬마빌딩 투자 열풍이 영향을 줬다"고 했다.

    ◇임차인 관리 쉽고 저금리에도 4% 수익 얻는 꼬마빌딩

    꼬마빌딩에 대한 투자열기가 이어지는 것은 아무래도 관리가 쉽기 때문이다. 대형 상가의 경우, 상가 모양을 갖추기 위해선 은행이나 보험사 등 대형 임차인을 구하지 않으면 공실 관리를 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꼬마빌딩의 경우 소규모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공실이 날 염려는 크지 않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피스와 상가의 공실률이 늘었다. 오피스의 전국 평균 공실률은 11.1%, 중대형 상가의 전국 평균 공실률은 11.7%였다. 하지만 소규모 상가의 평균 공실률은 5.6% 수준이었다.

    서울 송파구의 꼬마빌딩을 가지고 있는 하모씨(43)는 "임차인의 가게 상황이 어려워지면 월세 면제 협의 등 잔일은 좀 있지만 공실 걱정은 대형상가보다 크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로 낮춘 것도 꼬마빌딩에 대한 투자심리가 높아진 이유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낮추면서 예금 금리는 거의 0%에 준하고 그렇다고 주가지수가 2000선을 회복한 상황에서 딱히 투자할 곳이 없다"면서 "그래도 꼬마빌딩은 연 4%의 수익이 가능해서 문의가 많다"고 했다.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종합부동산세에서도 자유롭다. 업무상업시설은 건물가격을 제외한 토지에 대해서만 세금을 낸다.

    ◇"앞으로도 꼬마빌딩 인기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정부의 주택 규제 기조가 이어지는 한 꼬마빌딩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유동성이 꼬마빌딩으로 흐르고 있다"면서 "은퇴자들의 관심이 많은 꼬마빌딩은 역세권이나 대학가, 업무지구 주변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윤수 빌사남 대표는 "정부 규제에 묶여 있는 주택에 비해 꼬마빌딩은 대출이 용이해 주택 투자 수요에 더해 중대형 빌딩에 투자했던 수요까지 빨아들이고 있다"면서 "금리가 지금보다 더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꼬마빌딩 투자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꼬마빌딩 관리가 예상만큼 쉽지 않다는 이도 있다. 꼬마빌딩 몇 채를 관리하고 있는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자영업자와 논의를 이어가는 것을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 어쩌면 법인과 논의하는 대형상가 상황이 나을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장사가 안 되는 상황에선 빌딩주가 더 많은 부분을 양보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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