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몰렸던 저축銀 TV광고, 이젠 하루종일 나온다… 5년만에 완화

조선비즈
  • 박소정 기자
    입력 2020.05.30 08:00

    밤 10시 이후 심야시간대 몰렸던 저축은행 TV광고를 앞으로는 하루종일 볼 수 있게 됐다.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달 23일 내부 자율 규제인 ‘저축은행 광고심의규정’을 개정·시행했다. 상품이 아닌 ‘이미지’ 광고에 한해 시간 제약 없이 방송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었다.

    저축은행 TV광고 제한의 역사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9월 금융위가 저축은행중앙회와의 협의를 거쳐 저축은행 광고 자율규제 방안을 마련했다. 어린이·청소년이 시청 가능한 오전 7~9시·오후 1~10시(평일)와 오전 7시~오후 10시(주말·공휴일)에 저축은행 광고를 못하도록 한 것이다. 휴대전화나 인터넷 등을 통해 ‘쉽고 편하게’ 대출 받을 수 있다는 표현도 쓰지 못하게 하고, 짧은 후렴구가 반복되는 ‘후크송’과 같은 노래를 불러 광고하는 것도 금지했다. 대상은 저축은행중앙회에 소속된 79개 저축은행이다.

    저축은행중앙회가 10년만에 선보인 TV광고 ‘내일이 살 맛 나도록’ 편의 일부. /저축은행중앙회 제공
    저축은행 TV광고 제한은 ‘속좁은 한도 이젠 정말 안녕’, ‘저축은행이라면 500만원 정도는 전화로’, ‘3초 대출’, ‘누구나 대출가능’, ‘무서류’ 등 자극적인 대출 광고로 과도한 빚을 조장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전한 금융관념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 따른 조치였다. 당시 러시앤캐시·산와머니 등 대부업체의 TV광고가 급증하면서 대부업계의 TV 방송 광고를 제한하는 대부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금융위가 개정된 법의 취지에 맞게 저축은행업계에도 자율 규제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TV광고 규제에 저축은행들은 각종 돌파구를 찾아왔다. 제약을 받는 TV 대신 유튜브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식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가수 혜은이의 ‘제3 한강교’를 ‘월급은 흘러갑니다’로, ‘당신은 모르실거야’를 ‘당신은 모으실거야’로 바꿔부르는 이른바 ‘저축가요’ 광고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은상을 받기도 했다.

    SBI저축은행이 트로트가수 요요미를 내세워 선보인 ‘저축가요’ 광고. 가수 혜은이의 ‘제3 한강교’를 ‘월급은 흘러갑니다’로, ‘당신은 모르실거야’를 ‘당신은 모으실거야’로 개사한 광고로 인기를 끌었다. /SBI저축은행
    J트러스트그룹(JT캐피탈, JT친애저축은행, JT저축은행)은 반려견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룹 반려견 캐릭터인 ‘쩜피’의 굿즈 출시 소식을 영상으로 업로드 하고, 인기 반려견 선발 이벤트인 JT왕왕콘테스트 영상 등을 유튜브에 올렸다. 웰컴저축은행도 ‘웰컴투짠테크’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저축은행의 TV광고에 유독 까다롭게 적용되는 기준 탓에 규정의 빈틈을 노린 ‘꼼수’를 부리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지난해 OK금융그룹은 자체 캐릭터인 ‘읏맨’이 등장하는 TV광고를 방영한 적이 있다. 읏맨이 과소비를 부추기는 괴물과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다. 이 광고에는 ‘OK저축은행’ 대신 ‘OK금융그룹’이란 문구가 삽입돼 있는데, 이 때문에 TV광고 시간 제한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저축은행들이 대형화하면서 이처럼 규제를 피하는 사례가 생긴 것이다. 결국 해당 광고는 논란 끝에 자체적으로 내리면서, 두 달 만인 11월 이후 더이상 TV에서 볼 수 없게 됐다.

    OK금융그룹이 지난해 방영한 자체 캐릭터 ‘읏맨’이 등장하는 TV광고. 과소비를 부추기는 괴물과 맞서 싸우는 내용이다. /OK금융그룹 제공
    5년만의 개정으로 저축은행업계의 광고 시장에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대출 상품 홍보가 아닌 이미지 광고에 국한시킨만큼 그 취지에 맞게 광고 내용에도 공익적 메시지가 담기는 등 변화가 생기는 분위기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15일 배우 김갑수를 내세운 TV광고 ‘내일이 더 살맛나도록’ 편을 공개했다. 저축은행중앙회의 TV광고는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광고 속에는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5000만원 이내 예금자 보호’나 ‘높은 예·적금 금리’, ‘서민을 위한 중금리 대출’ 등 긍정적인 문구가 배치됐고, 주로 희망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그동안 대출 광고 외 이미지 광고나 예·적금 광고 등 모든 형태의 광고까지 규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업계의 의견이 많았다"며 "금융당국에 오랜 시간 건의해 온 끝에 변화가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