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거리가 잠잠했던 지난 4월. 결혼을 앞둔 윤모(31)씨는 6억원 미만으로 나온 급매 아파트를 찾느라 분주했다. 앞으로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봤지만, 서울에 6억원대 아파트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30대 주택 매수자들이 대출을 최대한 받기 위해 6억원 미만 아파트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이들이 늘자 6억원 미만 아파트들의 실거래가가 단기간에 급등했다. 매물을 찾기도 쉽지 않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단지.

◇3년 만에 서울 6억원 아파트 수 반토막

30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6억원 미만 아파트 가구 수는 최근 3년새 절반 가량 줄었다. 2017년 8월, 6억원 미만 아파트는 84만4541가구였다. 하지만 올해 5월 기준으로는 38만7393가구로 줄었다.

이는 30대 젊은 매수자들이 6억원 미만의 아파트를 주된 매수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30대가 6억원 미만의 아파트를 찾는 이유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투기과열지구는 5억원 미만). 이 상품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를 적용해 돈을 빌려준다. 대출 한도는 3억원, 미성년 자녀가 3명 이상인 경우 4억원이다.

서울 보문동에 집을 마련한 구상효(35)씨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5년 밖에 되지 않아 종잣돈이 부족했는데,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으로 겨우 내 집을 마련했다"고 했다.

◇6억대 아파트 자취 감추고 호가 급등

6억원 미만 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많다보니 실거래가와 호가도 급격히 오르는 추세다.

서울 강서구 가양6단지아파트의 전용면적 58㎡의 2월 실거래가는 6억7800만원이다. 1월 실거래가(6억원)보다 7800만원 비싸게 팔렸다. 구로구 개봉동에 있는 개봉한마을아파트 전용면적 59㎡는 4월에 5억9900만원에 팔렸다. 1월 만해도 5억2000만원에 거래됐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8단지 래미안의 전용면적 59㎡는 지난 1월 6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5월엔 8억3500만원에 팔렸다.

매도 물건을 찾기도 없다. 강북구 미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찾는 사람은 많은데 벌써 손바뀜이 많이 일어나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서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라 2차 59㎡짜리 하나만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집의 호가는 7억1000만원이다. 지난 1월 실거래가는 5억6800만원이었다.

◇30대의 선택 옳았을까…전문가들 의견 분분

30대들이 6억원 미만 아파트 매수에 집중하고 있지만, 지금이 매수 적기냐는 데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린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시간이 갈수록 매물이 없고 공급도 부족하다"면서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주택 공급부족이 부동산 투자심리를 여전히 떠받드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반면, 코로나19로 실물경제에 문제가 생기면 집값 조정도 피할 수 없어 신중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코로나19 영향이 부동산 시장에 아직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조정장이 오면 6억원 미만 아파트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긴 안목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