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중소기업 코로나 지원금' 가로챈 공기업 76곳 조사 추진

조선비즈
  • 이슬기 기자
    입력 2020.05.25 14:03

    "공적자금 받은 424개 공기업 중 76개, 자산 이미 충분하다"
    재무부·중소기업청 "200만달러 이상 받은 공기업 조사 착수"

    조비타 카란자(왼쪽) 중소기업청 행정관과 스티븐 므누신(오른쪽)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지난달 28일 중소기업 지원 급여보호프로그램(PPP) 설명 행사에 참석했다./AP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급여보호프로그램(PPP) 대출을 받은 공기업 76곳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들 공기업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에도 운영비를 충당할 만큼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공적자금을 가로챘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PPP(Paycheck Protection Program)는 경영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대출 정책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그 규모를 대폭 늘려 지난달 3일 의회에서 통과됐다. 이름은 '대출'이지만, 급여나 임차료 등 정해진 명목으로 돈을 사용하면 빚을 탕감해주기 때문에 사실상 지원금과 다를 바 없다. 이미 7000억달러(약 869조 8900억 원)가 지출됐다. 그런데 여기에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 공기업까지 대거로 몰려들면서, 정책의 취지가 휘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이 시장조사업체인 팩트스퀴어드(FactSquared)의 기업설명서와 공기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22일(현지 시각) 기준 13억5000만달러(약 1조6700억 원) 규모의 PPP 대출을 받은 공기업 424개 중, 76개 기업은 최소한 6월까지 회사를 경영할 만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충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중 22개 기업은 최소 200만 달러(약 24억8000만 원) 이상의 대출을 받았다.

    논란이 거세지자 미국 정부로부터 긴급 대출을 받은 공기업 중 68곳은 지난 18일부로 대출금 전부 또는 일부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이 뱉어낸 금액만 4억3580만달러(약 5414억8000만 원)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은 여전히 대출금을 반환하지 않고있다. 보도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PPP 대출을 받은 상장사인 대기업의 80% 이상이 "여전히 공적 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PP 대출에 공기업이 접근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대출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그 취지가 잘 발현돼야 한다"며 "공기업은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PPP프로그램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중소기업과 정치인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고 했다. 또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대출이 필요하다는 것을 더 엄격하고 성실하게 증명할 필요가있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해당 사실과 관련해선 논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다만 재무부와 연방 중소기업청(SBA) 측은 로이터에 "200만달러 이상의 PPP 대출을 받은 기업들이 정말로 곤경에 처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한 계획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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