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하루 2000건도 버겁던 전화응대를 3만건까지... "고마워요 AI"

조선비즈
  • 박현익 기자
    입력 2020.05.24 07:00

    MS ‘헬스케어봇’, 콜센터 폭주로 ‘패닉’인 병원 ‘구원투수’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최신 AI 기술 잇따라 출시되며 활약
    中 알리바바와 국내 메디컬아이피는 CT로 진단 기술 개발
    안면인식으로 출입 통제하고 환자 경로도 파악

    임산부가 마이크로소프트 AI 챗봇 ‘헬스케어봇’을 통해 진료 상담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덴마크 인구 3분의 1을 책임지는 응급의료 기관 코펜하겐 EMS(Emergency Medical Services)는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전화 문의가 쇄도하자 ‘패닉’에 빠졌다. 사태 초기에만 통화 건수가 평소보다 2배가량 늘었고 코로나19가 본격화 된 3월 초에는 매일 약 2000건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한다. 인력을 새로 뽑아 콜 센터를 하나 더 만들기까지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병원의 모든 자원이 전화 문의에 집중되다시피 하다보니 현장 의료진의 업무도 지장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인공지능) 챗봇인 ‘헬스케어봇’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MS 헬스케어봇은 자연어 처리 기술(단어뿐 아니라 문장 전체를 인식하는 기술)을 통해 단순 전화응대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수집한 기초 정보를 의사, 간호사 등에게 전달하고 의료진들의 효율적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코펜하겐 EMS는 3월 중순 헬스케어봇 서비스를 시작해 도입 첫날에만 3만건의 전화 응대를 했다고 한다. 기존에는 잘해야 수 천건의 전화를 받는 데 그쳤지만 헬스케어봇을 활용한 뒤 수 만건의 문의를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부 사용자는 AI 응대에 짜증난다고 불만을 내놓기도 하지만 폭주하는 업무의 처리효율을 높인 건 분명하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IT기업들이 최신 AI 기술을 활용, 감염병 확산 방지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의료 현장에 활용되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단순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것부터 직접 환자를 진단하고 현장 전반을 관리하는 등 AI는 이제 실무에서 없어선 안 되는 존재가 됐다.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환자의 폐 CT(컴퓨터단층촬영) 사진을 분석해 코로나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AI 검진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고도의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 20초 만에 CT 영상을 분석하고 96%의 정확도로 환자를 파악한다. 도입 초기에만 후베이성 등 중국 16개 성의 26개 병원에서 활용됐고, 처음 일주일 동안 3만 여회 폐렴 의심사례를 식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AI 의료영상 분석 기업인 메디컬아이피가 코로나19 CT 분석 소프트웨어 ‘MEDIP COVID19’를 개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지난 3월 전 세계에 무료배포해 4월 말 기준 39개국 1000여개 기관에서 다운로드했다. MEDIP COVID19를 활용하면 환자 CT 영상을 1분 내외로 분석해 폐렴 병변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정량화할 수 있다. 폐 전체에서 병변 부위가 차지하는 비율과 무게를 확인하는 것이다. 메디컬아이피는 현재 한·중·일 의료진들과 손잡고 CT뿐 아니라 엑스레이 영상으로도 폐 병변을 정량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달 안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지난 3월 25일부터 국내 최초로 병동 출입관리에 인공지능(AI)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AI 기술은 사무실이나 병동 출입 관리를 위한 안면인식에도 활용되고 있다. LG CNS는 ‘AI 얼굴인식 출입통제 시스템’을 개발, 사내 운영 중이다.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여부나 발열 증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마스크를 제대로 걸치지 않거나 체온이 37.3도를 넘으면 출입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마스크를 착용해도 얼굴 인식을 할 수 있는 기능까지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도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병동에 AI 안면기술을 적용, 출입 관리뿐만 아니라 환자 및 보호자 이동 경로 추적에까지 활용하고 있다 .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시민들의 동선 관리에도 AI는 필수다. 국내 AI 데이터 라벨링(분류) 업체 '마인즈랩'은 코로나19 환자 경로를 시각화한 데이터셋을 두 달 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국내 최대 규모 데이터셋으로 해외에서도 한때 미국 커뮤니티 ‘레딧’의 개발·딥러닝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주목받고 있다.

    확진자의 경로, 연령, 성별, 진단 날짜 등 기초적인 동선 데이터부터 22가지의 주요 전염병, 16개의 백신, 의료 시설 등을 포함한 의료 통계 데이터를 제공한다. 의료기관이나 IT 기업에서는 이를 활용해 보다 용이하게 AI를 학습시킬 수 있다.

    스마트폰 OS(운영체계)를 양분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이 지난 20일(현지시각) 제공하기 시작한 API는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감염자에 접촉했음을 알리는 앱을 만들수 있도록 한다. 스마트폰이 단거리 블루투스 신호를 통해 주변을 탐지하고 확진자 또는 의심환자가 있을 경우 경고해주는 앱을 만들 수 있는 API를 구글과 애플이 협업으로 제공한 것이다 출시일 기준 전 세계 23개국에 제공됐고, 현지의 보건당국들이 주로 이 앱을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인수키로 한 웨어러블 업체 핏빗은 최근 코로나19 진단 알고리즘 개발을 위해 관련 연구 기관에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핏빗은 손목에 차는 운동량 측정 스마트 기기다. 데이터는 이용자 동의 하에 제공되며 코로나19로 인한 신체 변화 패턴을 식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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