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라임사태로 구속된 팀장에 월급 꼬박꼬박

조선비즈
  • 박소정 기자
    입력 2020.05.24 07:00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김모(46) 금융감독원 팀장이 구속 기속되고도 휴직 명령을 받고 나중에 실형이 확정될 때까지 월급의 15%를 매달 지급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회사나 공기업의 경우 구속된 직원에게 월급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금감원의 예산 대부분은 금융사가 내는 감독분담금이다. 금감원이 라임 사태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 해 대규모 피해자를 양산하고 소속 직원이 직접 연루된 의혹을 받는데도 처분이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일 김 팀장에 대해 ‘명령휴직’ 처분을 내렸다. 김 팀장은 지난해 2월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간 뒤 올해 2월 금감원 인적자원개발실로 복귀했다. 복귀 직후인 2월 말 팀장으로 승진했지만, 라임 사태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3월 26일 팀장 보직에서 해임됐다.

    라임 사태 관련 뇌물 혐의 등을 받는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달 18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금감원은 "통상 기소가 되면 별도 인사위원회를 열지 않고 자동으로 명령휴직 혹은 대기발령이 결정되는데, 김 팀장의 경우 구속이 된 만큼 더 불이익이 있는 명령휴직 결정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제3자뇌물수수, 금융위원회설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 팀장은 명령휴직 조치에 따라 매월 ‘기준 봉급’의 30%를 받는다. 기준 봉급이란 전체 급여의 절반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월급이 500만원이었다면 절반(250만원)의 30%인 75만원을 받는 것이다. 추후 금고 이상의 실형이 선고되면 ‘퇴직’ 처리가 될 수 있다. 기준은 1심 선고가 아니라 법원의 최종 판단이다. 만약 김 팀장이 사건을 대법원까지 끌고 가면, 최종 판단에서 유죄가 나온다고 해도 그 전까지는 매달 급여를 받는 것이다. 무죄가 선고되면 미지급 분을 소급 지급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공무원에 준하는 역할을 하는 금감원 직원이 구속돼 근무를 못하는데도 월급을 수령하는 것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공기업이나 일반회사는 임직원이 구속기소됐을 때 해직 조치되거나, 휴직을 명령해도 월급이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구속 여부와 징계 절차 진행은 내규상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면서도 "전례를 비춰봤을 때 급여가 나간 적은 없다. 구속될 정도의 사유라면 징계위원회가 열리고 보통 해직이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다른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구속이 되면 일단 명령휴직 처리를 하는데, 휴직되는 동안 급여는 나가지 않는다"며 "그 이후 1심 판결이 나오면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해직·면직 여부를 결정한다. 항소심이나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조선DB
    금감원 관계자는 "30% 지급은 금감원 내부 급여규정에 따른 결정"이라면서 "퇴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기소나 1심 선고 내용이 아닌 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지켜보자는 것은 정확한 사실 관계를 따져보고 그에 걸맞는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 팀장은 라임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친구이자 라임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금품, 향응 등 36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동생을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로 등재시키고 급여 명목으로 1900만원으로 받도록 한 혐의도 있는데, 검찰은 이 역시 뇌물로 판단했다. 김 팀장은 그 대가로 라임자산운용 검사와 관련한 금감원 내부 문건을 김 회장에게 내준 것으로 파악됐다.

    김 팀장이 구속기소되면서 그에게 내부 문건을 건넨 또다른 금감원 직원의 존재가 밝혀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사자를 통한 내부 감찰만으로는 정확한 사실 관계를 짚지 못할 수 있으니, 기소내용과 감찰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며 "그 결과 징계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인사위원회를 열어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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