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 실적 잡아먹는 '한화' 브랜드… 금감원 "사용료 줄여라"

조선비즈
  • 이종현 기자
    입력 2020.05.24 08:00

    작년 940억 손실 났는데 올해 브랜드 사용료 221억원
    금감원 "과도한 브랜드 사용료가 수익성 악화 요인"

    한화손해보험(000370)이 한화그룹에 지급하는 '한화' 브랜드 사용료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금융감독원에서 나왔다. 수백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상황에서 브랜드 사용료로 200억원이 넘는 돈을 쓰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브랜드 사용료가 한화손보의 수익성을 악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브랜드 사용료 지급 규모를 줄이라고 지적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한화손보에 브랜드 사용료 계약 업무와 관련해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경영유의 조치는 법규 위반은 아니지만 개선이 필요할 때 내리는 조치로 금융사는 자율적으로 문제를 시정해야 한다.

    그룹 계열사는 대부분 그룹에 브랜드 사용료를 낸다. 한화뿐 아니라 대부분의 대기업 그룹이 계열사에서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다. 문제가 된 한화손보의 경우 지난해 206억원의 사용료를 냈고 올해는 221억원의 사용료를 낸다고 공시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보험사의 영업 행태나 건전성 문제가 아닌 브랜드 사용료를 걸고 넘어진 건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감원도 브랜드 사용료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 사용료를 책정하는 방식과 규모에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브랜드 사용료 부담기준인 재무제표상 매출액에는 한화 브랜드에 따른 경제적 효용과 인과관계가 낮은 투자영업수익, 영업외수익이 포함돼 있다"며 "한화손보의 영업이익도 브랜드 사용요율 산정시 기초자료로 활용된 영업이익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화손보는 지난해 94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도 브랜드 사용료는 올해 오히려 증가했다.

    금감원은 한화손보의 보험료 사용료 지급 기준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화손보는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금액에 '0.3%'의 사용요율을 곱한 만큼을 브랜드 사용료로 내고 있다. 한화그룹이 정한 단일 기준인데 보험사의 재무제표상 매출액에는 고객이 지급한 보험료가 포함돼 있어 이를 제조업의 매출액과 동일하게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보험료는 업황과 상관없이 꾸준히 들어오다보니 한화손보가 부담해야 하는 브랜드 사용료는 매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감원도 "보험산업 특성상 보험료가 유입되고 이에 비례해 브랜드 사용료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지금 수준의 브랜드 사용료 지급은 한화손보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해 평판 악화와 영업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다른 보험사도 매출액에 비례해 브랜드 사용료를 내지만, 사용요율이 한화그룹보다 낮게 설정돼 있어 브랜드 사용료도 비교적 적게 낸다. 롯데손해보험이 0.15%, 미래에셋생명은 0.0575% 이고, 흥국화재는 매출의 0.00065%만 내면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브랜드 사용료가 지나치게 많으면 대주주에 대한 부당 지원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한화손보는 한화그룹 공동 광고비용도 8~17% 정도 부담하는 등 비금융계열사 대비 부담 수준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한화손보에 브랜드 사용료 산정을 위한 기초자료는 이사회 안건에 올려 철저하게 검증하게 하고, 브랜드 사용에 따른 편익 분석도 정기적으로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금감원 조치에 대해 실무부서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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