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된 줍줍] ②정말 로또인가… "단기매도시 차익 절반은 세금 등으로 나가"

입력 2020.05.22 14:01

당첨만 되면 ‘로또’라며 서울 성동구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에 26만명이 청약에 매달렸지만, 정말 로또인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덮어놓고 5억원의 시세 차익은 누릴 것으로 봤지만. 높아진 양도소득세율과 각종 부대 비용을 감안하고 고가주택 구입에 따른 세무조사 등까지 고려하면 생각만큼 수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미계약분에 당첨되면 최소 5억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인근의 서울숲 트리마제의 전용면적 84㎡짜리 주택 실거래가가 23억원(2019년 10월)~29억원(2019년 7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전용면적이 큰 아크로 포레스트의 전용면적 97㎡(17억4100만원)가 트리마제의 실거래가 하단인 23억원에 거래된다고만 가정해도 시세차익이 최소 5억원이다. 트리마제는 2017년 5월에 입주한 주상복합 아파트다. 한강과 서웊숲 조망이 가능하다.

일러스트=안병현
◇"소문보단 적네" 5억 단기 시세차익의 70%가 세금과 수수료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경우 취등록세와 양도세, 공인중개사 수수료 등으로 새는 비용이 커진다고 분석한다.

단기차익을 노리려는 이들은 통상 전세금으로 분양대금의 80%에 달하는 잔금을 치루고 등기가 나오는 내년 상반기에 매도를 하려는 이들이 많다. 이 계획대로라면 줍줍 당첨자는 전세 및 매도에 따른 중개수수료, 취득세, 양도차익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만약 이 주택을 예상대로 23억원에 매도하게 된다면 시세 차익은 5억6000만원 수준이다.이 중 72%(4억622만원)가 세금과 수수료다. 우선 취득세로 6093만원(분양가의 3.5%)을 내야 한다. 또 전세로 잔금을 치르려면 중개수수료 1452만원(트리마제 전용면적 84.82㎡ 2019년 11월 기준 16억5000만원·전세가의 0.88%)을 부담해야 한다. 주택을 매도할 때 매도 중개수수료는 2277만원(0.99%), 매도시 양도소득세는 3억800만원(양도차익의 55%) 수준이다.

만약 매도가액이 25억원으로 오르면 전체 수수료는 시세 차익 7억6000만원 중 61%(4억7020만원)가 세금과 수수료로 나간다. 취득세와 전세 중개 수수료는 합해서 7545만원이고 매도 중개수수료는 2475만원(0.99%), 매도시 양도소득세는 3억7000만원(양도차익의 55%)이 드는 것으로 계산됐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2년 이내 단기로 주택을 사고팔 경우 무주택자나 1주택자여도 양도소득세가 단일세율 44% 또는 55%로 적용된다"면서 "양도세율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했다.

일러스트=김다희 디자이너
◇"1년만에 억대 수익, 이게 바로 로또" vs "골치 아픈 것 간과"

물론 그래도 1년 만에 얻는 수익이 최소 2억원 수준이다. 예상보다 매각가액이 높아질 경우엔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대기업 직장인 심모씨(39)는 "월급쟁이가 어디서 이런 큰 돈을 1년 만에 벌 수 있겠느냐"면서 "혹시라도 당첨된다면 친인척에게 돈을 빌려서라도 꼭 계약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경우 자칫 세무당국의 자금출처조사에 응해야 하는 등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는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이기 때문에 세무당국은 자금출처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소명을 요청한다.

이 경우 줍줍 당첨자는 세무사를 고용해 번거로운 소명 작업에 나서야 한다. 소명이 요청될 경우, 실제 자금의 출납이 기록된 통장기록 등을 제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남편 명의로 청약에 당첨된 상황에서 세무당국이 자료를 요청했는데, 아내 명의의 예금 통장에서 1억7000만원이 빠져나갔고, 남편이 이를 아내에게 되갚은 흔적도 없고, 공동명의로 바꾸지 않았다면 세무당국의 의심을 살 수 있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무조사를 염두에 두고 금전거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원종훈 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부장은 "세무당국이 소명을 요구하고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수년 전에 부모님으로부터 지원받은 전세금이나 친인척에게 빌린 자금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가족 간 거래는 국세청이 더욱 철저하게 들여다보기 때문에 본인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은 후 증여세를 신고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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