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 은행들 차입 늘리자… 단기차입비율 7년來 최고

조선비즈
  • 권유정 기자
    입력 2020.05.21 12:00

    코로나發 ‘투자절벽’ 3월말 대외금융자산·부채 모두 감소
    비거주자 국내 투자가 더 줄어 순대외금융자산은 증가
    단기외채 규모 1485억달러… 2011년 2분기 이후 최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확산됐던 지난 3월말 우리나라의 단기외채비율이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은행들이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단기차입을 늘린 결과다. 같은 달 대외금융자산과 부채는 일제히 감소했다. 주가가 하락하고, 원화 가치가 절하되면서 국내외 증권투자 잔액이 동시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다만 해외 거주자의 국내 투자가 더 크게 줄어 순대외금융자산은 늘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0년 3월말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올해 3월말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은 전분기말 대비 645억달러 증가한 5654억달러를 기록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대외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이다. 지난 3월말 기준 대외금융부채가 자산보다 마이너스 폭이 커 순대외금융자산은 증가했다.

    19일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36포인트(2.08%) 오른 1,977.47로 출발했다. /연합뉴스
    올해 1분기 대외금융자산은 1조6727억달러로 전분기말 대비 270억달러 감소했다. 개인, 기관 등 국내 거주자의 증권투자 잔액이 415억달러 줄어들면서다. 코로나가 본격화되면서 이 기간 동안 미국 증시는 23.2%, 중국과 일본 증시는 각각 25.6%, 14.1% 하락했다.

    같은기간 대외금융부채는 915억달러 감소한 1조1073억달러를 기록했다. 해외 거주자의 국내 주식 투자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코스피 지수는 20.2% 떨어졌다. 원·달러환율은 1157.8원에서 1222.6원으로 상승했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약 5.3%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3월말 기준 해외금융자산도 줄었지만 부채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계산상으로는 순대외금융자산에 플러스(+) 요인이 나타났다"며 "코로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가가 빠지면서 자산과 부채가 함께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말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전분기말보다 164억달러 감소한 4642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외채권은 대외금융자산에서 주식, 파생상품 등을 제외한 것이다. 만기와 금리가 정해진 채권, 대출금 차입금 등이 대외채권에 포함된다. 순대외채권은 2008년 265억달러까지 감소한 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한은 관계자는 "순대외채권이 추세적으로는 증가해온 것은 맞다. 지난해 3월말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면서도 "이후에는 등락이 존재하기도 했고 아예 추세가 감소로 전환됐다거나 변화를 말하기에는 조금 이른 측면이 있지 않나싶다"고 덧붙였다.

    단기외채비율은 37.1%로 전년 대비 4.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13년 1분기 말 이후 최고치다. 이는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로 대외 지급 능력이 충분한지 알 수 있는 지표다.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단기외채 비중은 30.6%로 지난해보다 1.8%포인트 개선됐다.

    올해 3월말 단기외채 규모는 1485억달러로 2011년 2분기(1547억달러) 이후 최대였다. 코로나 사태로 은행권을 중심으로 외화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서 국내 은행이 단기차입을 늘린 결과다. 해외증시 급락으로 증권사가 대규모 마진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달러 확보를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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