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전 건강검진도 연기"… 의료진 코로나 확진 잇따르자 병원 발길 '뚝'

조선비즈
  • 심민관 기자
    입력 2020.05.21 06:10

    최근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잇따르면서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병원 방문을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채용 전제 건강검진이나 치과 진료, 중병 치료처럼 병원 방문을 꼭 해야하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조차도 코로나 감염 공포로 병원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다.

    18일 의료진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용인 강남병원 응급진료실 외부 전경. /연합뉴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의료기관 종사자 가운데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약 270명에 달한다. 국내 전체 코로나 확진자(11110명) 대비 2.4% 수준으로 낮은 비중이지만, 의료진들은 업무적으로 매일 병원을 방문하는 다수의 환자들과 접촉하고 있어 집단전파 위험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8일에는 갑자기 발열과 몸살, 기침 증상을 보인 용인 강남병원 직원(방사선사)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루 뒤인 19일에는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4명이 코로나 확진자로 판정, 방역당국이 긴급 역학조사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 병원 확진자 4명 중 2명은 무증상 감염자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무증상 감염자는 발열 검사 등을 통해서도 걸러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직에 성공한 회사원 김모씨(35)는 이번 주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채용 전 건강검진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열흘 뒤로 연기했다. 김씨는 "대형병원도 뚫렸다는데 불안감이 컸다"면서 "병원에서 발열검사를 한다고는 하지만 무증상 감염자 위험도 있어서 신경이 쓰여 회사와 합의해 검진 일정을 최대한 미뤘다"고 했다.

    주부인 최모씨(46)는 일주일째 치통 때문에 고생하고 있지만, 치과를 가지 않고 진통제로 버티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다녀가는 치과에서 입을 벌린 상태로 치료를 받는게 불안해서다. 최씨는 "침방울 등이 공기중으로도 전파된다고 하는데, 입을 벌리고 치료를 받는게 불안하다"며 "코로나가 좀 잠잠해지면 치과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했다.

    지난해 유방암 수술을 받은 김모씨(62)는 이달 중 대형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한달 뒤로 연기했다. 김씨는 "암 수술 후에도 방사선 치료는 필수라 안 받을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했다.

    19일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야외주차장 옥상에 차려진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 등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선 병원들이 코로나 예방을 위해 안전 대책 강도를 높이고는 있지만 증상이 없는 코로나 감염자 선별은 불가능 하다는 점이 사람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영진 대구대 심리학과 교수는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공포심과 경계심이 사람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킨 기폭제가 됐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불안감은 다소 완화는 되겠지만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방역정책을 정부가 먼저 보여주는게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김봉영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증상 감염자를 선별할 방법 자체가 아직 없기 때문에 의료계도 이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최근 의료시설들이 고위험시설로 꼽히고 있는데 실제로도 의료계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전반적으로 줄고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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