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시제도 개선에 기대반 우려반… "공시가격 더 오를거란 전망도"

조선비즈
  • 김민정 기자
    입력 2020.05.19 15:17 | 수정 2020.05.19 16:09

    감사원이 각종 세금과 부담금 등의 산정 기준이 되는 부동산 가격공시제도를 점검하고 나서면서,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공시가격이 제대로 산정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아쉬움이 섞인 목소리들이 나왔다.

    19일 감사원은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등을 대상으로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운용 실태’를 감사하고 시정사항을 5건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2월 시민단체가 부동산 가격공시제도와 관련한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진행됐다. 부동산 공시가격에 대한 감사는 지난 2005년 주택가격 공시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주택가. /오종찬 기자
    감사원은 △표준지와 표준주택 표본을 현행보다 20% 늘릴 것 △용도지역을 반영한 공시가격 선정 방식 재설계 △표준지 공시지가가 표준주택 공시가격보다 높은 역전현상 개선 △일부 공시지가 미산정 문제 해결 등을 요구했다.

    이번 감사로 공시제도가 개선될 가능성을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외부 평가를 받지 않았던 부동산가격 공시제도가 정확하고 투명하게 개선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가격대별·지역별 형평성을 개선하는 방안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 등 세금과 건강보험료 산정, 기초연금 수급대상자 결정 등 60여개 분야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해마다 새로 결정된 공시가격을 두고 소유자들의 이의(異議) 신청이 빗발쳤고,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가 많았다.

    전문가들이 현행 감정평가제도에서 가장 개선돼야 할 사안으로 꼽는 문제는 형평성이다. 공시제도가 출범한 지 15년 만에 첫 외부 감사를 받은 만큼, 가시적인 제도 개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감독기관에서 최초로 공시제도를 들여다본 만큼 (부동산)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공시지가를 책정하면서 주변보다 가격이 급등한 곳이나, 덜 오른 곳에 대한 공시가격이 크게 차이나 논란이 있었는데 어떤 시스템에 의해 자세히 평가되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아파트의 경우 기준점이 있으면 (아파트 건물의) 향(向)과 동에 따라서 공시가격을 산정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토지나 단독주택의 경우 단순하게 땅값과 건물 연한으로 공시가격을 산정하기 어렵다"면서 "감사원이 제도를 들여다보고 정확한 기준을 만들면 형평성 논란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장한평역 지점장은 "공시가격을 산출하는 데 표본이 적다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기 때문에 표본을 늘리는 것은 필요한 해결책이라고 본다"면서도 "실거래 가격이 공시지가에 어느 정도 비율로 반영됐는지에 대해 지역별, 개인별 형평성 논란도 크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개선할 사안이 많다는 의견들도 있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 공시제도의 문제는 지역별로 시세반영률이 제각각이라는 점과 공시가격 산정 과정의 불투명성이었는데, 이번에 내놓은 감사원의 시정 요구사항에는 그 부분이 충분히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공시가격 산정 과정 자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었는데, 실제로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떤 기준을 따르는지에 대한 국민들의 의문을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중립적으로 부동산시장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면 되는 사안"이라면서 "고가 부동산은 더 많이 올리고 저가 부동산은 상승률을 낮추는 식으로 (부동산세를) 이중누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감사원이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짚지 않고 기술적인 접근에 대한 것만 시정되는 것"이라며 "지역별로 시세반영률이 다른 이유와 감정평가사와의 유착으로 인한 불투명성 등 더욱 근본적으로 공시가격 산정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부동산의 공시가격이 더 높은 폭으로 인상될 여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감사원이 나서서 공시가격을 점검한다는 것은 토지나 단독주택 공시가도 올라가게 될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것"이라며 "감사원이 점검한다는 것은 평가 과정이 적절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인데, 결국 가격이 덜 오른 곳을 자세히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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