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날개' 타이항공, 파산 보호 신청 초읽기

조선비즈
  • 유진우 기자
    입력 2020.05.19 11:37

    ‘태국의 날개’이자 동남아를 대표하는 항공사 타이항공(Thai Airways International)이 파산 보호신청을 눈 앞에 뒀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18일(현지 시각) 국영 항공사인 타이항공이 당초 예정했던 구제금융 지원 계획을 철회하고, 대신 파산법에 근거해 기업회생절차(파산보호신청)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파산 보호 신청은 기업 채무상환을 일시적으로 중지하고, 법원 감독 아래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 같은 방법으로 경영 정상화를 꾀하는 제도다. 미국 연방파산법 11조와 유사하다. ‘미래를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이 청산 과정에서 취하는 ‘파산 신청’ 절차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

    태국매체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국영기업 정책사무소(SEPO)는 타이항공 회생 계획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19일 각료 회의에서 구조조정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회생 계획은 협의되지 않았다.

    태국 방콕 수완나부미 공항의 타이항공 티켓오피스가 코로나19로 텅 비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타이항공은 영국 항공사 평가기관 스카이트랙스가 선정한 세계 10대 우수 항공사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꾸준히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다. 전체적인 항공 시장 파이는 커졌지만, 세계적으로 손꼽는 관광 대국인 태국에 취항하는 항공사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오히려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 저비용항공사(LCC)와 가격을 놓고 출혈 경쟁을 펼친 탓에 2017 회계연도 21억1000만바트(약 810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후 손실 규모는 코로나 이전까지 계속 불어났다. 2019년에는 120억4000만 바트(약 4640억원) 적자였다.

    여기에 코로나19로 3월부터 항공기 대부분이 운항을 중단하고, 취임한지 2년도 되지 않은 전문 경영인 출신 회장이 물러나면서 경영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태국 정부는 당초 581억바트(약 2조2400억원) 대출 보증을 요청한 타이항공의 요구에 따라 금융 지원을 통한 구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공공부채관리국(PDMO)도 타이항공 건전화에 쓰일 540억바트(약 2조700억원) 규모 단기 융자를 마련해 놨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그러나 항공업계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태국 재무부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대출보다 파산법하에서 채무 회생 절차를 밟는 편이 효율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타이항공 노동조합은 "사측이 지금까지 제시한 회생 계획은 정계(政界) 영향을 받아 합리적이지 않았지만, 이번 제시안은 지극히 정상적이며 노조도 이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기업회생 전문가에 따르면 기업회생 절차는 타이항공 지분 51%를 보유한 재무부가 절차에 동의하고 승인하면 시작한다.

    파산보호 신청이 전해지자 타이항공 주가는 18일 하루 12% 하락한 데 이어 19일에도 방콕 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5%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에 비해서는 40%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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