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백기 든 세계 1위 파운드리 회사 TSMC, 삼성은 어떻게 되나?

조선비즈
  • 장우정 기자
    입력 2020.05.15 10:04 | 수정 2020.05.15 13:39

    TSMC, 美 애리조나에 최신 5나노 반도체 공장 건설
    미국의 중국 압박 가속화에 따른 셈법 작용한 듯
    ‘5나노 주요고객’ 애플 퀄컴 엔비디아 몰려있어 삼성도 추가 투자 불가피
    중화권 업체 수주서 기회 전망도

    세계 최대 파운드리 회사인 대만 TSMC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반도체 자급을 추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등 미국회사뿐 아니라 화웨이 같은 중화권 기업들과도 밀접한 파트너십을 맺어온 TSMC가 미국에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가 되면서 삼성전자에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따라 대만 TSMC가 미국에 공장을 지을 전망이다. /AP연합뉴스
    15일 TSMC는 120억달러(14조75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공식 밝혔다. 최근 미국 정부가 TSMC, 인텔과 현지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지 나흘여만이다.

    최신 5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공정으로 지어질 공장은 내년 착공해 2024년부터 제품을 생산할 전망이다.

    TSMC의 미국 공장 건설은 한국,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지역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리쇼어링(기업의 본국 회귀) 전략과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을 계기로 첨단산업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의 공급사슬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대만의 TSMC와 미국의 인텔, 한국의 삼성전자 등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다.

    업계에서는 최근 미국의 중국 압박에 따라 화웨이가 TSMC에 맡기던 반도체 생산 물량 일부를 중국 현지 파운드리 업체인 SMIC로 넘기는 상황 등을 TSMC가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MIC는 화웨이 물량 증가에 따라 올해 1분기 9억500만달러라는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기 위해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비를 이용할 경우 라이선스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사실상 화웨이로 가는 모든 반도체 공급을 끊겠다는 추가 제재안마저 미국 측이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TSMC도 미국산 제조장비를 활용해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년 5월까지 1년간 연장하기도 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ZTE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TSMC 제공
    TSMC가 생각보다 빠르게 미국에 반도체 공장 설립을 발표하면서 미국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 'S2'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도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5나노 물량 50% 이상을 발주하는 주요 고객들인 애플 퀄컴 엔비디아가 미국에 몰려 있고 TSMC가 현지 생산을 결정한 만큼 삼성 측에서도 증설 등 추가 투자를 서두를 수밖에 없다"며 "맨땅에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TSMC보다는 비용이 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화웨이를 비롯한 중화권 업체들로부터의 물량을 더 많이 수주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SMIC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14나노 공정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중화권 업체들이 프리미엄 제품에 대해서는 미국 측 손을 들어준 TSMC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2.7%로 1위다. 삼성전자는 17.8%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최신 공정 등 기술력 면에서는 비등하지만 고객사 확보 면에서는 격차가 아직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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