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찾는 고객 줄자 장내 채권거래 '급증'

조선비즈
  • 박정엽 기자
    입력 2020.05.15 06:10

    ELS·라임 손실에 증권사 지점 몸사리고 고객방문도 줄어
    증권사, 지점서 팔던 채권 장내 매각… 고객은 수수료 절감

    지난 13일 장내에서 회사채가 378억원어치 거래됐다. 이는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금액(118억원)의 3배가 넘는 금액으로, 올해 들어 두번째로 많았다. 현대로템(064350),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대한항공(003490)등의 회사채 물량이 장내에 풀리면서 일어난 일이다.

    채권도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사고 팔 수 있다. 그러나 상장 채권의 종류가 수만종에 이르는데다 거래량이 많지 않아 HTS 상의 거래가 활발하지 않았다. 증권사의 HTS에서 채권 매매 화면이 주식 매매 화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편한 것도 거래량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10일 서울 시내 한 금융사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주식 및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장내에서는 2021년 7월 16일이 만기일인 '현대로템29-1'이 201억원어치, 2021년 9월 17일이 만기일인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2-3'이 21억원어치, 2020년 10월 11일이 만기일인 '칼제십구차유동화전문1-13'이 5억원어치가 거래됐다. 14일도 장내에서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의 회사채가 114억원어치 거래됐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2-3' '칼제십구차유동화전문1-13'은 신용등급 A-, '현대로템29-1'은 신용등급 BBB+로 투자 등급으로 분류되는 채권들이다.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만기는 5개월에서 1년 4개월로 짧은데다 세후 수익률이 연 3~4% 수준이라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장내 거래 급증의 배경에는 증권사 지점을 통해 팔리던 채권의 양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부동산펀드, 라임펀드 사태 등으로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이 커지면서 고객들도 증권사 지점을 덜 찾고 증권사도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주식과 달리 통상 회사채의 대부분은 장외 시장에서 거래된다. 올해 거래된 회사채 61조7000억원어치중 60조6000억원어치는 장외 시장에서 거래됐고, 1조1000억원어치만 장내에서 소화됐다. 증권사는 통상 장외에서 기관간 거래로 확보한 채권 물량을 1% 안팎의 이익을 뗀 뒤 개인 고객들에게 회사채를 팔아왔다.

    증권사 지점을 거치지 않고 HTS 등을 이용해 장내 거래를 할 경우 증권사에 내야 하는 수수료는 그의 10분의1 수준인 0.1% 내외에 불과하다. 증권사 리테일이라는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회사채 투자 전 부도 및 파산 가능성에 대한 분석을 꼭 해야 한다.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 지점을 거치지 않고 일반 투자자들이 장내에서 직접 채권을 거래하는 트렌드가 강해지면 향후 채권 투자가 더 활성화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장내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최선의 호가에 채권이 거래되면 장외에서 일대일로 사고 파는 것보다 효율적이고 투명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적은 비용으로 쉽고 빠르게 매매할 수 있고, 누구나 최선의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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