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별도로 안 두고 냉장고서 꺠끗한 물 먹겠다는 니즈 커져
가전업계, 3단계 필터로 정수기 준하는 성능 제공
삼성전자, 별도 키트형 정수기 출시도 준비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던 생활가전 시장이 대형가전 업체들의 잇딴 정수기냉장고 출사표로 달아오르고 있다. 2013년 LG전자가 홀로 지키던 이 시장에 삼성전자가 최근 재차 뛰어드는가 하면, 위니아딤채가 처음으로 출사표를 내놓기도 했다.
복수의 가전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전후 필터가 아예 없거나 최대 2개가 있던, 정수기냉장고는 있었지만, 렌털 정수기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정수기냉장고 시장은 작아졌다"며 "2013년 LG전자가 정수기에 준하는 3단계 필터 정수기냉장고를 내놓으며 프리미엄 시장을 끌어갔고 최근 굳이 정수기를 별도로 두지 않고 냉장고 하나만 사서 깨끗한 물을 먹겠다는 소비자 니즈가 커지면서 업체들이 다시 제품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4일 LG전자는 2020년형 'LG 디오스 얼음정수기냉장고'를 20일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 강자답게 프리미엄 기능을 대폭 넣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중 삼중에 걸친 위생관리다.
1단계 필터가 물 속에 남아있는 중금속 7종, 유기화학물질을 제거하고 2단계 필터가 대장균 등 박테리아를, 3단계 필터가 기타 유해물질 등을 각각 제거하는 것이다. 정수된 물이 나오는 출수구를 주기적으로 한 번씩 UV LED(자외선 발광다이오드)로 자동살균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물마저 불안한 고객들을 위해 케어솔루션 서비스도 제공한다. 마치 렌털 정수기처럼 케어솔루션 매니저가 3개월마다 방문해 필터 교체는 물론, 물이 흐르는 곳을 고온으로 살균해주는 것이다. 용량은 824리터(L), 출하가는 540만원이다.
음성만으로 냉장고 문이 열리는 것도 주목해볼 만한 기능이다. 사용자가 냉장고 앞에서 "하이, 엘지!"라고 부른 뒤 "냉장고 문 열어줘"라고 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양손에 음식이나 그릇 등을 들고 있는 경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냉장고 얼음정수기도 음성 제어를 할 수 있다. "냉수 설정해줘" "각얼음 설정해줘"라고 하는 식이다.
윤경석 LG전자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 부사장은 "혁신적 성능, 차별화된 위생관리 기능을 갖춘 LG 디오스 냉장고를 앞세워 국내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위디아딤채도 '얼음정수기 프렌치도어(3도어 이상) 냉장고' 신제품을 이달 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니아가 국내에서 정수기 냉장고를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니아딤채 관계자는 "올해 1월 첫선을 보인 프리미엄 가전제품 ‘더컬렉션’ 라인으로 얼음정수기 냉장고를 출시하게 됐다"며 "기존에 없던 제품, 소비자 니즈가 있는 제품을 고민한 끝에 정수기냉장고를 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니아딤채는 더컬렉션 라인업에 들어가는 가전인 만큼 사후관리 서비스에 집중했다. 무상보증 기간을 3년으로 하고, 이 기간 중 연 2회 워터필터, 탈취제를 무상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더컬렉션 구입 고객은 별도 전문상담을 지원하는 위니아 더컬렉션 전용 콜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까지 끌어올렸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제품 출하가는 300만원대로 위니아딤채 온라인쇼핑몰 등 각종 쇼핑몰, 오프라인 판매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도 2013년 단종된 정수기 달린 냉장고를 7년 만에 부활시키며 시장에 재진출했다. 정수기를 사고 싶지만, 공간이 협소하거나 필터 관리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3개 필터, 4단계 정수 시스템을 갖춘 250만원대 양문형 정수기 냉장고를 선보였다. 필터교체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수 용량을 늘려 1년에 한 번 정도만 필터를 교체하면 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별개로 신개념 정수기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신개념 정수기 개발 관련 샌드박스 '임시허가'를 받고 막판 개발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출시 시기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 정수기는 본체에 정수·냉수·냉온수 등 3가지 키트 중 일부를 채택해 사용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