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 착취물을 유포·판매한 텔레그램 대화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갓갓’이 경찰에 붙잡혔다. ‘N번방’, ‘박사방’ 등 성 착취물의 뿌리 격인 인물을 검거하면서 경찰 수사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갓갓은 24세 남성이다.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로 아동·미성년자가 포함된 성 착취물을 유포·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갓갓은 2018년 말부터 이듬해 9월까지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용도의 텔레그램 대화방 1~8번방을 운영해 텔레그램 내 성 착취의 ‘시초’로 불린다.

일러스트=정다운

갓갓은 SNS를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해 공포감을 조성한 뒤 성 착취를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성년자가 운영하는 ‘일탈계’를 해킹해 지인과 부모, 학교에 피해자의 일탈계 운영 사실을 알리겠다며 위협했다. 일탈계는 ‘일탈 계정’의 준말로, 자신의 성적(性的) 행위를 인증하는 계정을 말한다.

이후 갓갓은 경찰을 사칭해 신체사진을 요구하고 점차 수위를 높여가며 성 착취 영상을 찍게 해 이를 피해자의 개인정보와 함께 N번방에 공유했다.

피해자는 총 30여명으로, 1~8번방에는 많게는 700여명의 이용자가 입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해 9월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며 잠적한 갓갓을 추적해왔다. 경찰은 지난 9일 한 24세 남성을 소환조사해 "내가 갓갓이 맞다"라는 자백을 받아냈고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앞서 갓갓으로부터 N번방을 이어받은 ‘와치맨’ 전모(38)씨와 ‘켈리’ 신모(32)씨가 검거돼 재판에 넘겨졌다. N번방에서 뻗어나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 강훈(18), 이원호(19)도 경찰에 붙잡혔다. 이에 따라 마지막으로 남은 주요 피의자 갓갓이 검거되면서 관련 수사도 막바지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7일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갓갓을 마지막 남은 중요한 피의자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갓갓 수사가 종결된다고 하면 지금까지 문제가 된 사건들은 어느 정도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