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과문 낸 이재용, 100조 실탄으로 M&A 나서나

조선비즈
  • 장우정 기자
    입력 2020.05.08 06:10

    M&A로 자율주행·데이터센터 역량 강화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이 부회장 의사결정 서두른다면, 삼성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 기회"

    삼성전자가 조만간 굵직한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요구에 따라 6일 이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對)국민 사과문에 ‘삼성의 미래’에 대한 고민·의지가 담겼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회장은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면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11월 전장사업 본격화를 위해 미국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8000억원)에 인수한 뒤 빅딜이 전무했던 삼성전자는 현재 미래 먹거리 투자를 위한 실탄이 두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3월 말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순현금은 100조원에 육박하는 97조5300억원에 달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그래픽=박길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와중이지만, 다른 글로벌 경쟁 반도체 기업들의 M&A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이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2030년 글로벌 1위를 목표로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에서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인텔은 지난 4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스타트업 무빗(Moovit)을 총 9억달러(약 1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금액만 놓고 보면 작은 딜 같지만 무빗이 교통경로 최적화 기술을 보유한 업체라는 점, 2017년 인수해 주력 자회사로 육성 중인 자율주행 기업 모빌아이, 같은해 인수한 인공지능(AI)업체 하바나와 시너지를 통해 자율주행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인텔은 "무빗을 통해 인텔의 모빌아이가 로보택시 서비스를 포함한 완전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로보택시 산업 규모가 2030년까지 1600억달러(약 196조원)에 이를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같은 날 그래픽 반도체 강자인 엔비디아도 데이터센터 솔루션 업체인 큐물러스 네트웍스(Cumulus Networks)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인수 작업이 완료된 멜라녹스 역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는 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엔비디아가 최근 성장속도가 빠른 데이터센터의 고성능화를 위한 올인원 솔루션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국 중심으로 공급망이 형성돼 있던 글로벌 경제구도가 재편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하만 이후 큰 딜을 주도하기에 여러 불확실성이 있었던 이 부회장이 전면에서 종합적으로 의사결정해 좋은 기업을 M&A 할 수 있다면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삼성이 부족한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직접 사업을 육성하기보다는 M&A를 통해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발(發) 경기둔화 우려로 소규모 기업들은 매각이냐 추가 투자냐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앞당길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고, 이는 바꾸어 말하면 기술력, 자금, 미래에 대한 전략적 준비가 돼 있는 기업들에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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