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도 '랜선 공연' 마케팅… 효과 쏠쏠하네

조선비즈
  • 박소정 기자
    입력 2020.05.08 06:10

    지난달 26일 밴드 소란은 유튜브를 통해 2시간짜리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했다. 소란의 보컬 고영배가 노래를 부르다 카메라를 응시하며 마이크를 넘기자, 실시간 댓글 창에는 다음에 이어질 가사가 수십개 도배됐다. 이른바 ‘랜선 떼창’이다. 응원봉을 켜듯 별모양의 이모티콘도 일제히 댓글창에 쏟아졌다. 화면 속 공연장은 관객이 없어 고요했지만, 유튜브를 통해 지켜보는 접속자 1000여명의 호응으로 댓글창은 분주했다. 이는 신한카드가 ‘디지털 스테이지’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첫 언택트(비대면) 공연의 한 장면이다.

    지난달 26일 밴드 소란이 신한카드 유튜브를 통해 진행한 실시간 콘서트의 한 장면. 실제 공연장에는 관객이 없지만, 보컬이 ‘랜선 떼창’을 유도하는 듯 카메라를 향해 마이크를 내보이고 있다. 이날 실시간 스트리밍 영상에는 시청자 1000여명이 동시에 몰렸다. /유튜브 캡처
    최근 카드업계의 언택트 공연 콘텐츠가 눈에 띄고 있다. 소란의 콘서트로 막을 올린 신한카드의 디지털 스테이지는 두 번째 공연으로 8일 ‘차이코프스키 협주곡 콘서트’를 유튜브 생중계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도 이날 힙합 가수 나플라의 영상을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공개하고 이후 가수 아도이, 권진아, 치즈, 김사월, SUMIN의 공연 영상을 차례로 내보낼 예정이다.

    앞서 KB국민카드는 지난 3월 가수 스텔라장·에이프릴·노라조·윤수현·국카스텐 등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참여 가수들이 출연하는 ‘보이는 라디오’를 실시간 중계했다. 현대카드는 4월 가수 그레이·강민경·제시와 함께 ‘슈퍼마켓 콘서트’ ‘방콕라이브’ 등의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로 공공시설 이용이 제한되면서 공연이나 전시 등 대면이 필요한 각종 문화 마케팅을 선보여온 카드업계들이 ‘온라인’으로 그 장을 옮겨가는 추세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기존에 우리 카드사에서 추진하려던 공연이 취소됐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마케팅으로 유입된)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혜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대체해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이 외부 활동을 꺼리는 점을 고려해 온라인 환경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한 것"이라고 했다.

    KB국민카드가 가수 노라조와 함께 진행한 ‘보이는 라디오’(위)와 현대카드가 가수 강민경과 진행한 ‘슈퍼마켓 콘서트’의 한 장면. /유튜브 캡처
    카드업계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올 3월부터 각종 제휴 공연·전시 행사를 줄줄이 취소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3월 31일 예정이던 영국 출신 가수 톰 워커의 내한공연을 취소했고, 하나카드는 매달 정기적으로 개최한 영화 시사회 ‘무비투나잇’을 잠정 중단했다. 신한카드 서폿 공연장인 LG아트센터에서 5월 열릴 예정이었던 러시아 ‘에이프만 발레단’ 내한공연도 무산됐다. 삼성카드도 각종 공연 무료 초대 이벤트나 할인 혜택을 제공했던 뮤지컬 등을 조기 종연하거나 취소했다.

    대안으로 떠오른 언택트 공연을 통해 소비자들이 카드사에 대해 보이는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다. 언택트 콘텐츠를 선보인 카드사의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는 "OO카드 감사하다" "OO카드를 내 첫 신용카드로 만들겠다" "주거래처를 OO으로 바꾸러 간다" "OO카드 마케팅이 좋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런 반응들이 직접적인 실적으로 이어지는지는 당장 눈으로 관찰하기 어렵지만, 문화 마케팅의 목표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있는 만큼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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