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비례당과 교섭단체 수순?
"나는 야권…보수라고 말하지 않았다"
"총선은 與 승리가 아니라 野 패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6일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서 거기에 동의하는 어떤 당과도 손잡아야 하는 것이 국회의 작동 원리"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7일 "안 대표가 어쨌든 다음 대선에서 야권 단일주자로 뛰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대표는 전날 KBS 라디오 '열린 토론'에서 "미래통합당과 연대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저희가 낸 안에 대해서 여당이 동의하면 여당과 손잡고 통과시키고 야당이 동의하면 야당과 손잡고 관철시키는 것이 정상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무조건 100% 여당 또는 야당하고만 (연대한다는) 시선들은 옳지 않다"며 "나는 야권이다. 보수라고 말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책임 많은 정부·여당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견지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은 여당의 승리가 아니라 야당의 패배"라고도 했다.
그러자 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자신을 보수로 분류하지 않는다, 이런 취지로 말씀하셨기 때문에 사실 좀 답변이 해석의 여지가 있다"며 "어쨌든 대선에서 야권 단일주자로 뛰고 싶은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손을 잡겠다'는 대상이 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안 대표는 지난 4일에는 총선 이후 첫 당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야권을 향해 "'합동 총선 평가회'를 하자"고 제안했다. 안 대표는 그 자리에서 "각각의 정치를 지향하되, 합동 총선평가회를 통해 야권에 주어진 시대적 요구와 혁신과제를 함께 공유하고 혁신경쟁에 나서자"고 말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안 대표의 '합동 평가회' 제안과 관련해서는 "미래한국당과 국민의당 간 연합교섭단체 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선거 전략과 전술이 달라서 평가를 같이 한다는 건 의미가 없다"고 했다. 통합이나 연대의 대상이 통합당이 아니라 미래한국당이라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안 대표가 국민의당을 야권의 범주로 놓겠다는 최초의 천명이었다"라고도 했다.
4·15 총선에서 미래한국당은 19석, 국민의당은 3석을 얻었다. 두 정당이 합당하지 않더라도 연합하면 원내 공동 교섭단체(20석 이상)를 꾸릴 수 있게 된다. 현재 민주당이 원내 1당, 통합당이 2당인 상황에서 국민의당과 미래한국당이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면 제3당이 된다.
21대 원구성 과정에서 현재 18석인 국회 상임위원장 가운데 빅4로 불리는 법제사법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운영위원장 정보위원장 가운데 한석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국회 부의장 자리도 확보하게 된다. 20대 국회에서 바른미래당은 정보위원장몫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날 국민의당 관계자는 "미래한국당과 더불어시민당 등 위성정당은 거대 양당의 불법과 꼼수로 탄생한 정당"이라며 "정책적 연대 그 이상은 고려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