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착취물' 손정우 父 "미국 송환 가혹해" 탄원서 제출

조선비즈
  • 이재은 기자
    입력 2020.05.05 18:17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운영자 부친 탄원서 제출
    "미국 송환 가혹해…한국서 중형받게 해달라"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24)씨 부친이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아들을 미국으로 보내는 것은 가혹하다며 한국에서 처벌을 받겠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최근 법원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손씨의 아버지 손모(54)씨는 범죄인 인도심사 사건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문경·이재찬 부장판사)에 이런 내용을 담은 자필 탄원서를 지난 4일 제출했다. 지난달 말에는 범죄인 인도를 담당하는 법무부 국제형사과에도 탄원서를 냈다.

    아버지 손씨는 탄원서에서 "국내 그리고 해외에서 고통을 받고 피해를 본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아들이 식생활과 언어·문화가 다른 미국으로 송환된다면 너무나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일러스트=정다운
    그는 "자금세탁과 음란물 소지죄만 적용해도 (징역) 50년, 한국에서의 재판은 별개라고 해도 (징역) 100년 이상"이라며 "뻔한 사실인데 어떻게 사지의 나라로 보낼 수 있겠나"라고 했다. 또 "자국민 보호 측면에서도 너무 과하다"며 "부디 자금세탁 등을 (한국) 검찰에서 기소해 한국에서 중형을 받도록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아버지 손씨는 전날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 청원 글에서 그는 아들의 불우한 가정환경을 언급하며 "용돈을 벌어보고자 시작한 것이었고, 나중에는 큰 집으로 이사를 하려고 돈을 모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미디어 범죄의 심각성이나 형량 등에 대한 교육도 받지 못했다"며 "(중학교를 중퇴해) 학교를 잘 다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원래 천성이 악한 아이는 아니고 강도·살인, 강간미수 등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다"며 "선처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여죄를 한국에서 형을 받게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아버지가 올린 국민청원 글. /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손정우씨는 2015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특정 브라우저로만 접속이 가능한 ‘다크웹(dark web)’에서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그는 ‘웰컴 투 비디오’를 통해 아동 성착취 영상으로 전세계에서 37만 달러(약 4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국내에서 징역형을 마쳤지만, 미국이 그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우리 정부에 요구한 상태다. 손씨는 미국 연방대배심에 의해 2018년 8월 아동 음란물 배포 등 6개 죄명·9개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범죄인 인도와 관련해서는 돈세탁 혐의만 심사 대상에 오른다. 이에 손씨 측은 최근 법무법인 고도를 선임해 대응에 나섰다.

    손씨의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은 오는 19일 서울고법 형사20부 심리로 진행된다. 법원은 심리 후 2개월 안에 허가 또는 거절 결정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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