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사업 구체화될까"... 철강업계, 동해북부선 사업에 촉각

조선비즈
  • 안소영 기자
    입력 2020.04.28 15:42

    53년 만에 복원되는 남북철도 기반 동해북부선 사업에 철강업계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이 부진을 겪고 있어 남북 경협 사업이 구체화돼 수요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7일 4·27 판문점 선언 2주년을 계기로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구간을 복원하는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열었다. 동해북부선 복원사업은 남강릉역에서 강릉역을 거쳐 제진역까지 총 110.9km를 잇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만 2조8520억원이 들어간다.

    27일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옛 동해북부선 배봉터널에 잡초가 무성한 모습이다. 동해북부선은 강릉에서 제진역을 잇는 종단철도로 1967년 노선 폐지 후 현재까지 단절된 상태로 남아 있으며, 27일 열린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계기로 53년 만에 복원될 전망이다./연합뉴스
    철강업계에서는 이번 동해북부선 사업이 구체화될 경우 국내 봉형강 제조 판매업체 1, 2위인 현대제철(004020)동국제강(001230)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고 있다. 철도 1km를 새로 건설하는 데에는 봉형강 380톤, 기존 철도를 개량하는 데에는 240톤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대제철 측은 이에 대해 "동해북부선 사업이 구체화돼서 진행될 경우 철강 수요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고, 동국제강은 "당장 변화는 없지만 도로·교량·철도 등에 봉형강이 쓰이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포스코(005490), 세아제강(306200)등도 추후 대북사업이 추가로 결정될지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동대응을 실마리 삼아 최근 주춤했던 남북협력에 다시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을 밝혀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포스코는 이전부터 남북 경협이 철강업계와 그룹사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해왔다. 남북 관계가 진전될 경우 북한에 매장된 마그네사이트와 천연흑연 같은 지하자원 수입, 자원 개발 사업도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2018년 7월 취임식에서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아마 포스코그룹이 남북 경협에서 가장 실수혜자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포스코그룹은 2018년 남북 경협에 대비하기 위해 포스코건설, 포스코켐텍 등 주요 그룹사가 모두 참여해 대북사업 TF를 구성했다. 그간 남북 교류가 활발하지 않아 국내외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준비하고 있었고, 추후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세아제강은 주력제품인 강관, 특수강으로 동해북부선 사업에 따른 직접적 수혜가 없지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아제강 측은 "주력제품과 관련이 없어 직접적인 수혜는 없지만 지속적인 남북협력사업이 추진되면서 철강 사용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북한의 응답이 없었던 데다 대북사업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 철강 산업은 설비 낙후, 원부자재 공급 부족 등의 어려움으로 용광로 가동률이 25~30%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협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철강 산업에 긍정적"이라면서도 "남북협력사업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진전이 쉽지 않아 당장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국내 대형 철강업체의 한 관계자도 "철강업황이 좋지 않아 남북 경협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맞지만,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추진 시기와 투자계획이 발표되지 않아 매출 규모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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