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 대신 '긴급사용'… 의사들 "글쎄"

조선비즈
  • 김윤수 기자
    입력 2020.04.25 07:00 | 수정 2020.04.25 08:09

    코로나19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나선 5개 바이오社, 임상시험 '제로'
    '긴급사용승인' 받은지 한달 적용 10명도 안돼… 의사들 "안전성 검증 안 돼"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중증 폐질환을 치료하는 약물 개발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파미셀·강스템바이오텍·SCM생명과학·안트로젠·네이처셀 등 5개 기업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신장·췌장·관절 질환이나 크론병 등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해온 줄기세포 치료제를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도 쓸 수 있도록 연구범위를 확대한 상태이다. 중증 폐질환은 코로나19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주요 합병증이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나선 5개 바이오 기업중 임상시험에 들어간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네이처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1단계를 시작하기 위해 지난 17일 신청만한 상태이다.

    나머지 4개사는 상용화를 위해 임상시험 대신 '치료목적 사용승인'(긴급사용) 제도를 활용했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는 △환자가 위급한 상황에서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을 경우 의사 판단하에 임상시험을 통과하지 않은 의약품이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 보통 10년 이상 걸리는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고도 긴급사용 승인을 받으면 위급 환자 치료에 바로 쓰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지름 길'인 셈이다. 이날까지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기업은 파미셀·안트로젠 2곳이고, 강스템바이오텍 SCM생명과학도 신청 후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지름길 전략…의료 현장에선 '외면'

    줄기세포는 신체의 특정 부위 세포로 발달하기 이전의 세포로, 의료기술을 통해 의료진이 원하는 세포로 만들 수 있다. 줄기세포가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바이오업계와 대한줄기세포재생학회는 폐가 손상된 코로나19 중증환자에게 줄기세포를 투여하면 폐 세포를 재생하고 염증을 없애서 완치를 도울 수 있다고 기대한다. 반면 의료현장에선 효능이 입증된 바가 없고 타인의 줄기세포가 몸에 들어왔을 때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는 등의 부작용으로 환자 건강을 악화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식약처가 줄기세포 치료제의 긴급사용을 허용해도 실제 채택이 부진한 이유다. 파미셀이 지난 달 27일 식약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이를 실제 사용한 환자수는 10명이 안된다.

    엄중식 가천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효능도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면역거부반응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사용하기에는 조심스럽다"고 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도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는 증거가 없는 치료제를 사용하는 일은 우려스럽다"고 했다.

    줄기세포 치료가 의사들에게도 생소한 분야라는 문제도 있다. 손장욱 고려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줄기세포 치료에 대해 잘 알지 못해 함부로 사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대응이 시급한 만큼 줄기세포 치료제도 진단키트처럼 긴급사용을 통한 채택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체내에 주입하는 치료제는 진단키트와 차이가 있다"며 "환자의 몸 속에 들어가 알려지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했다.

    ◇감염병 치료제 임상 거치기 힘든 이유… 유행 끝나면 상업성 급감

    확실한 방법은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줄기세포 치료제로서 허가받기 위해 따로 임상시험을 시작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코로나19와 비슷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의 유행 기간이 8~9개월이었음을 감안하면, 임상시험을 통과해 시중 판매에 들어갈 때에는 이미 코로나19의 유행이 지나가버려 상업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셀그림-AKI'를 개발한 파미셀 관계자는 "(중증 폐질환 중 하나인)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에 대한 임상만을 계획하고 있는 정도"라고 했다. '퓨어스템 RA주'를 개발한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도 "중증 폐질환에 대한 임상 계획은 현재 따로 있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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