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자녀와 전쟁? 내 아이 더 잘 알게 된 기회”

입력 2020.04.23 06:10

[이코노미조선]
[대담] 알파 세대 키우는 밀레니얼 엄마들의 5人 5色 교육법
"코로나19 자녀와 전쟁? 내 아이 더 잘 알게 된 기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치원 개학과 학교 등교가 연기되면서 알파 세대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알파 세대란 아이패드가 출시된 2010년 이후 태어난 세대로 만 0~10살에 해당하는 아이들이다. 알파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손안에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다. 요즘 시기엔 아이들이 집에서 더욱 스마트 기기를 놓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의 걱정은 한시름 깊어진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세대에게는 색다른 교육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코노미조선'이 제342호 기획 '알파 세대 교육법'을 통해 알파 세대를 집중 분석하고, 부모와 교사의 교육법을 알아봤다. [편집자 주]



(왼쪽부터)
김은숙(37) 4세 딸, 11개월 딸
정혜진(41) 9세 딸, 4세 아들
고은영(40) 17세 아들, 15세 아들, 7세 딸
신경원(38) 5세 딸, 3세 아들
유지은(32) 4세 아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은 특히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일상을 크게 바꿨다. 3월 31일 정부가 유치원과 어린이집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공교육과 사교육이 모두 올스톱됐다. 부모는 하루 24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느라 정신이 없다. 자녀들이 디지털 기기와 보내는 시간도 자연스레 길어졌다. 안 그래도 디지털 기기와 아이를 떼어놓으려는 부모의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코노미조선’은 알파 세대 자녀를 둔 엄마 5명을 만났다. 11개월 영아부터 9세 어린이까지 자녀들의 연령대가 다양했다. 엄마들은 장기화되는 가정 보육 기간 디지털 기기 노출 적정 시간을 걱정하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기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도울지를 고민했다. 또 이 기간을 최대한 유익하게 활용하기 위한 경험담 등도 나눴다. 대담은 3월 21일 서울 광화문에서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자기소개를 해달라.

고은영 "고2, 중3, 7세 남매를 키우고 있다. 막내딸이 알파 세대다. 교육 커뮤니티 ‘키즈북토리’를 운영 중이다."

김은숙 "4세와 11개월 딸이 있다."

신경원 "5세 딸과 3세 아들이 있고, 여행작가다."

유지은 "4세 외동아들을 키우는 엄마다."

정혜진 "알파 세대 중 연령대가 높은 편인 초등학교 3학년 딸과 4세 아들이 있다."


요즘 아이들과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공유해달라.

김은숙 "육아 휴직 중이라 다행히 아이들을 집에서 돌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지만, 되도록 일과를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을 먹고 책을 여러 권 읽은 후 오후에는 숨바꼭질, 텐트 놀이처럼 집 안 구조를 바꾸는 식의 놀이를 한다. 물론 중간중간 유튜브 영상도 보여준다."

신경원 폭발 직전인 아이들을 위해 되도록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계속하고 있다. 한천가루를 이용한 젤리 놀이부터 크레용 녹이기 놀이, 베란다 창에 물을 뿌려 셀로판지를 붙이는 놀이 등 찾아보면 다양하다."

유지은 "올해 아이가 유치원에 진학하기로 했었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가 부모님 댁을 오가며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다. 다행히 혼자 노는 것도 즐기는 성향이라 혼자 주방놀이도 하고 책도 읽는다. 유행하는 트로트 노래 감상도 제법 한다."

정혜진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 네 시간 정도 육아 공백이 생긴다. 둘째는 일단 긴급보육을 이용해 유치원에 보내고 있지만, 초등학생 딸은 학교도 학원도 못 가는 상황이다. 이 시간은 아이 혼자 집에서 숙제하면서 보낸다. 특히 큰 아이는 친한 친구들과 서로의 집을 오가며 집 안에서 다양한 놀이를 시도해보고 있다. 땅따먹기, 종이컵 쌓아 무너뜨리기 같은 놀이다."

고은영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서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큰 규칙만 지키면 알아서 지내게끔 놔두는 편이다. 때 되면 일어나겠지 싶어 내버려 둔다. 공부도 재촉하지 않는다. 서로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디지털 기기를 보는 시간이 늘었나.

김은숙 "정말 고민이다. 아침에 아이가 원하는 만큼 책을 읽고 나면 유튜브를 보고 싶어 한다. 집에 TV가 없어 주말에만 30~40분씩 영상을 보여줬었는데, 코로나19로 집에만 있다 보니 매일 보여달라고 해 난감하다. 그런데 말 그대로 이 아이들은 영상,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알파 세대이지 않나. 포노사피엔스(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세대)라는 말도 있다. 11개월 막내도 벌써 스마트폰을 안다. 화면 스와이프를 하는 식이다. 이런 아이들인데 무조건 욕구를 막는 게 맞나 싶다. 오히려 그 안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잘 가르치고 싶은데, 적정선을 모르겠다. 다만 규칙을 하나 정했다. 동생이 자는 시간에만 유튜브 키즈를 한 시간 동안 시청하는 것이다. 타이머도 써봤는데 꽤 효과적이었다."

유지은 "규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부모도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아이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엄격하게 통제하면서 정작 부모가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디지털 기기 교육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고은영 "글쎄, 타이머는 오히려 아이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또 ‘책을 몇 권 읽으면 영상을 보여줄게’ 식으로 조건을 걸다 보면 주객이 전도될 수도 있다. 영상을 보기 위해서 할 일을 대충 하게 되는 식이다. 그래서 아이가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도록 통제권을 주려고 노력한다. 디지털 기기를 잘 쓰는 법을 터득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에 따라 정보 습득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첫째를 키울 때 디지털 기기 사용을 엄격하게 통제했는데, 둘째는 자유롭게 쓰도록 해봤다. 피아노, 동물 등 혼자 찾아보다가 좋아하는 분야에 꽂혀 독학하더라. 아이들이 변화의 시기에 필요한 것을 잘 캐치하는 것 같다."

디지털 기기를 교육에서도 활용하고 있나.

신경원 "오히려 디지털 기기를 잘 활용해 다양하고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것 같다. 최근 마음 맞는 아이 친구들과 온라인 화상 영어 읽기 시간을 갖고 있다. 실시간으로 화면을 앞에 두고 돌아가며 책을 한 권씩 읽는 모임이다. 아이들에게 꽤 긍정적인 자극이 되는 것 같다."

정혜진 "스마트 학습 기기 상품에 가입해 학습을 시작해봤는데, 해보니 습관 들이기에 좋았다. 기기에 있는 다양한 교육용 콘텐츠로 스스로 공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도 재미있어하고 부모가 아이의 학습 능력을 파악하기에도 좋았다. 아이의 학습 내용을 분석해놓은 화면을 보니 무엇이 부족한지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럼에도 디지털 기기 활용의 적정선이 어디인지가 늘 고민이다."

지키려고 하는 규칙이 있다면.

신경원 "디지털 활용을 하더라도 엄마와의 놀이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엄마와 놀이, 엄마와 공부 시간에 대해 좋은 경험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디지털 기기를 보는 것도 좋지만, 엄마와 놀며 즐거웠던 경험이 있다면 기기를 끄고 다른 것을 해보자는 말에 잘 따라주곤 한다."

정혜진 "온라인에 있는 영상들이 오히려 부모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아이 놀이와 관련해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많다. 친구들이 놀러 온 날, 딸기를 빨래집게에 매달아 딸기밭을 연출해줬더니 아이가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우리 집이 특별해진 셈이다."

고은영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아이 교육 비상, 전쟁 같은 단어를 많이 쓴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내 아이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기회로 여기는 학부모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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