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선 ‘영웅’ 칭송, 다른쪽선 ‘오지마라’ 배척…우한을 보는 두 얼굴

입력 2020.04.10 17:17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처음 발견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도시 봉쇄가 풀리기 이틀 전인 6일 저녁 8시 15분, 중국 관영 CCTV의 앵커 주광취안이 생방송을 시작했다. 그의 입에서 뉴스 대신 우한 특산 국수 러간몐, 표고버섯, 연근, 찻잎 등의 소개가 나왔다.

이날 방송은 주광취안이 요즘 중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왕훙(인터넷 유명인) 리자치와 함께 후베이성 농산품을 판매하는 특별 생방송이었다. 그동안 뉴스에서 진지한 모습만 보였던 주광취안과 수다스럽기로 유명한 리자치의 뜻밖의 조합에 많은 중국인이 열광했다.

주광취안은 베이징에서, 리자치는 상하이에서 방송을 했다. 두 사람은 두 시간 동안 함께 생방송을 하며 4014만 위안(약 69억 원)어치의 제품을 팔았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선 1091만 명이 온라인 생방송을 보며 후베이성 특산품을 구매했다.

중국 관영 방송 CCTV 앵커 주광취안(왼쪽)과 왕훙 리자치가 6일 저녁 후베이성 농산품을 판매하는 특별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했다. /CCTV
8일 우한 봉쇄가 77일 만에 해제된 후 우한과 후베이성을 대하는 중국 내 태도는 크게 엇갈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한 시민을 영웅이라 치켜세우며 초토화된 경제를 회복시키라고 하자, 중국 기업들은 잇따라 지원책을 내놓으며 우한과 후베이성 돕기에 나섰다. 그러나 후베이성에 두 달 넘게 갇혔다가 이제 겨우 밖으로 나와 다른 지역으로 향한 사람들은 차별과 배척을 마주하고 있다.

알리바바 산하 앤트파이낸셜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앱(응용 프로그램) 알리페이 첫 화면에 ‘우한 니하오’라는 우한 전용 코너를 만들었다. 9억 명 알리페이 사용자가 우한 생산품을 바로 사고 우한 여행 티켓을 예매할 수 있게 했다. 앤트파이낸셜은 36만 개 우한 영세 상점이 인터넷 은행 마이뱅크에서 대출을 받을 때 첫 달 대출 이자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텐센트, 징둥, 더우인 등 대기업도 후베이성 지원에 동참했다. 주로 농민이나 중소기업의 상품 판매를 지원한다. 텐센트는 우한시의 디지털 정부 구축 프로젝트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CCTV는 "온 나라가 후베이성이 정상궤도에 오르는 걸 돕기 위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했다.

중국 관영 방송 CCTV 앵커 주광취안(왼쪽)과 왕훙 리자치가 6일 저녁 후베이성 농산품을 판매하는 특별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했다. /CCTV
그러나 후베이성 사람들이 느끼는 분위기는 친절하지만은 않다. 후베이성을 벗어나 일터가 있는 다른 지역으로 간 사람들은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초록색 코드를 갖고 있어도 거주지 진입이나 회사 출근을 거부당하기도 한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가 "다른 지역 중국인은 우한 봉쇄 해제를 보며 안도하지만은 않으며 우한이나 후베이성에서 오는 사람과 마찰을 빚기도 하는데, 이는 새로운 상황에 익숙해지기 전까진 정상적"이라며 다소간의 기피 현상을 당연시할 정도다.

8일 도시 봉쇄가 해제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기차역. /차이나데일리
특히 앞서 우한 외 후베이성 교통 정상화 후 무증상 감염자가 속출해 중국 전역이 긴장하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발열 등 증상이 없어 감염 사실을 모르는 경우다. 무증상 감염자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염될 위험이 있어 우려가 크다.

중국 국무원은 우한 봉쇄가 이미 해제된 8일 오후 "무증상 감염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고 뒤늦게 위험성을 밝혔다. 중국 수도 베이징이 매일 우한에서 돌아오는 사람 수를 1000명으로 정한 것을 비롯해 우한에 격리됐던 사람의 복귀를 제한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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