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세도 못내 먹을 돈 없어"…美 '실업 쓰나미'에 무료 식료품 받으러 긴 줄

조선비즈
  • 정민하 기자
    입력 2020.04.10 15:33 | 수정 2020.04.10 15:36

    "아이만 6명인데 집에 먹을 게 없어요. 남편이 공사장에서 벌어 하루 먹고사는데 집세도 못내고 있는 형편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의 샌 페르난도 밸리 지역 중심의 밴나이즈에 있는 한 식료품점 앞에 수명의 주민들이 줄을 서 있다. 내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우산 대신 쓰레기 봉투를 뒤집어 쓴 후아나 고메즈(50)씨는 하루 동안 무료로 지급하는 식료품을 받기 위해 집에서부터 이 곳을 찾아왔다.

    미국 전역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확산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직 위기에 처한 가운데 소외 계층인 라틴계 가족들이 살고 있는 LA 북동부 지역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9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밴나이즈에서 주민들이 LA지역 푸드뱅크로부터 무료 식료품을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비를 피하기 위해 쓰레기 봉투를 뒤집어 쓴 주민들도 보인다. /AFP 연합뉴스
    9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무료 식료품을 지급 받기 위해 줄을 서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료 식료품 지급 행사를 기획한 LA지역의 푸드뱅크는 이날 2500여명분의 식량을 준비했다. 한 사람당 △쌀 36파운드(약 16㎏) △렌틸콩 △냉동 닭고기·오렌지 등 기본 식료품 등을 제공 받는다. 식료품점 앞에는 한 줄로 선 차량들의 행렬도 1마일(약 1.6km) 정도가 이어졌다. 푸드뱅크는 소외계층에 기탁받은 식품을 지원하는 복지 단체다.

    이날 LA지역 푸드뱅크는 밴나이즈 시청 밖에서 기증된 음식들을 나눠줬다. 마이클 플러드 LA지역 푸드뱅크 회장은 "하루나 이틀동안 LA카운티의 여러 지역에서 열리는 이런 행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공급하는데 점점 더 중요한 방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9일 LA지역 푸드뱅크의 한 자원봉사자가 주민들에게 나눠줄 음식들이 가득 담긴 박스들 앞에 서 있다. /AFP 연합뉴스
    골프 토너먼트의 개인 도급업자인 다니엘 지메네즈는 "버는 돈이 족족 집세로 나가기 때문에 오늘 받은 음식들은 돈을 절약해 준다"며 "지난 3주동안 일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임대료·주유비·통신료 등을 지급하고 있는데 언제 다시 일을 할 수 있게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실업 쓰나미’는 50년간 ‘최저 실업률’을 자랑하던 미국을 3주 연속 덮치고 있다. 지난 3주간 미 근로자 1680만명, 즉 10명 가운데 1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113개월 연속이라는 최장기 호황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61만건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만큼 일자리가 줄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92만5000건으로 가장 최대치로 폭증했다. △조지아주 38만8000건 △미시간주 38만5000건 △뉴욕주 34만5000건 △텍사스주 31만4000건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9일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취직보증 워크넷 센터 앞에서 한 여성이 취업 관련 정보를 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실업률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3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분석하면 실업률이 13~14%까지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미 실업률은 2월 3.5%에서 0.9%포인트(p) 높아진 4.4%다. 지난 1975년 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 의장도 "2분기에 미국의 GDP가 최소 마이너스 30% 정도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며 "실업률도 12~13%까지 오를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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