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 누리는 제로페이… 산업은행도 합류

조선비즈
  • 이윤정 기자
    입력 2020.04.10 14:26

    서울시가 시작한 지급결제시스템 ‘제로페이’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제로페이로 사용할 수 있는 전국 지역상품권이 코로나19를 계기로 할인 판매에 들어간데다, 재난지원금까지 지역상품권으로 지급된 데 따른 것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8억6000만원 예산을 들이는 ‘정보화사업 개발 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이 사업은 디지털금융 보안을 강화하고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산업은행의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스마트KDB’에 제로페이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이 골자다.

    산은의 합류로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한 앱은 총 29개로 늘어난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우리·국민·신한·기업·농협 등 시중은행을 비롯해 총 16개 앱이 제로페이 결제를 지원한다. 네이버, 페이코, 티머니 등 간편결제 앱 12개로도 제로페이 이용이 가능하다.

    산은 관계자는 "지금까지 제로페이 사업을 안했던 것은 아니지만, 당행 계좌를 이용해 제로페이 결제를 하려면 뱅크페이(금융기관과 금융결제원이 공동으로 제공하는 전자결제 서비스 앱)를 이용해야 했다"며 "고객들이 별도의 앱을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스마트KDB에 제로페이를 넣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선DB
    산은의 이같은 결정엔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제로페이 이용 실적이 반영됐다. 한국간편결제진흥원에 따르면, 작년 3월 한달간 12억원에 불과했던 전국 제로페이 이용금액은 올해 3월 한달간 283억원을 기록해 1년 새 24배 가까이 늘었다. 하루 이용금액 역시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2일 27억원이었던 이용금액이 3일 30억원, 6일 33억원, 7일 90억원까지 늘었다. 작년 12월 말까지만 해도 4억~5억원에 불과했었다.

    제로페이가 때아닌 특수를 누리는 것은 코로나19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각 지자체는 해당 지역 내에서 쓸 수 있는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는데, 이 상품권을 모바일로 결제하려면 제로페이를 사용해야 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되자 지자체들이 지역사랑상품권을 할인해 판매하자, 덩달아 제로페이 이용실적도 올라간 것이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사랑상품권을 20% 할인해 판매했는데, 1300억원어치가 완판됐다.

    제로페이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자체들이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소득 하위 70%에게 조만간 지급할 재난지원금 역시 지역상품권이나 제로페이 같은 전자화폐 형식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지원금이 전국적으로 지급되면 제로페이 사용액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같은 제로페이 특수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신용카드 등 주요 결제수단과 비교하면 여전히 이용률이 미미하고, 가맹점도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에만 몰려있어서다.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 3월 개인신용카드 승인액은 40조7466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전년 대비 4.1% 줄어든 수준인데도 제로페이 3월 이용액(283억원)의 1400배에 달한다. 3월 말 현재 제로페이 전국 가맹점은 42만6000곳인데, 이중 서울이 약 20만곳으로 절반에 달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제로페이 이용이 늘어난 것은 제로페이 자체의 편의성 때문이 아닌 지역사랑상품권 등의 수요 덕분"이라며 "제로페이가 일상적인 결제수단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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