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손실났지만 신규고객 증가… 코로나로 울고 웃은 증권사

조선비즈
  • 이다비 기자
    입력 2020.04.10 10: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증권사 간 희비가 갈리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익성·유동성 등이 압박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동학개미운동’으로 신규 고객이 대거 유입된 곳은 앞으로 수수료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조선DB
    ◇코로나 여파로 DLS·ELS·부동산 PF ‘삼중고’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최근 KB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6개 증권사를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무디스가 대형 증권사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내릴 수 있다고 예고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무디스는 "이들 증권사는 파생결합증권(DLS) 관련 거래, 단기금융업과 우발부채, 저금리 환경에서 리스크 선호 확대에 따른 해외자산과 부동산 자산 증가 측면에서도 취약성이 커졌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지난달 세계 증시 폭락으로 해외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이 커졌다. 해외 ELS의 기초지수가 폭락하면서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조(兆) 단위로 추정되는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 발생했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증권사들은 보유 중이던 현금성 자산을 내놓으면서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다만 시장이 회복되고 지수가 반등하면 지급했던 증거금을 다시 회수할 수 있어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

    증권사들이 수년간 경쟁적으로 나섰던 해외 부동산 투자(부동산 PF)도 위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부동산 관련 증권발행 금액은 13조7715억원으로 2014년(4조4981억원)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 여파로 해외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국내 증권사는 인수한 해외 부동산을 다른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들에게 재매각(셀다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디스도 "대체 투자에 나선 증권사들의 재매각에 차질이 생기면 자산평가 손실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그래픽=양인성
    ◇‘동학개미운동’으로 신규 고객 쓸어 담는 증권사

    코로나가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최근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저점 매수’라는 인식에 주식 시장으로 몰려들면서 증권사 신규 고객이 증가한 영향이다.

    키움증권은 지난달에만 신규계좌 43만1000개가 개설됐다. 키움증권은 따로 지점이 없어 모두 비대면 계좌로 신규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삼성증권에서는 지난달에만 31만계좌가 신규로 만들어졌다. 이 중 비대면 계좌는 30만계좌다. NH투자증권도 지난 3월 한달간 비대면 계좌개설 수는 30만7000건에 달했다.

    개미 투자자가 늘면서 거래대금도 따라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11조8814억원에서 2월 14조1750억원, 3월 18조4923억원으로 급증했다.

    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KB증권·삼성증권 등은 비대면 계좌 개설 신규 고객에 한해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들이 해외주식거래, 신용거래를 한다면 이로 인한 수수료와 신용거래 대출이자를 받을 수 있어 앞으로 수익이 예상된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 매매거래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각 증권사는 융자 기간에 따라 연 3.9~11%대 이자를 받고 있다. 자기자본기준 상위 10대 증권사의 신용융자 이자수익은 지난해 약 6200억원에 달했다. 지난 8일 기준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유가증권시장·코스닥 합산)는 7조3594억원으로 지난달 말(6조5782억원)보다 11.8% 늘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비대면 계좌 개설과 그로 인한 거래 수수료를 당장 받지 않더라도 비대면으로 신규 계좌를 만든 이들이 신용거래융자·해외주식·펀드·ELS 등에 가입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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