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매매가, 오르는 전셋값… 오피스텔 깡통전세 가시화

조선비즈
  • 고성민 기자
    입력 2020.04.10 06:12 | 수정 2020.04.10 15:11

    매매가격은 내리는데 전셋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오피스텔 시장에서 깡통 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단지에선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더 높은 사례가 나왔다.

    일러스트=조경표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푸르지오시티(도시형) 전용 20㎡는 매매가와 전셋값 사이 갭이 1000만원으로 줄었다. 매매가격이 소폭 하락한 반면 전셋값은 올라서다.

    2년 전 이 면적 매매가는 2억4000만원, 전셋값은 2억원이었다. 지금은 매매가가 2억2000만원으로 떨어졌고, 전셋값이 2억1000만원으로 올랐다. 인근에 신축 오피스텔이 들어서면서 매매가가 조정됐는데 전세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은 올라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한 부동산 매매시장 침체를 고려할 때, 2018년 하반기 2억원에 전세 계약한 세입자의 계약이 끝나는 올해 하반기쯤에는 전세금과 매매가가 똑같거나 오히려 매매가가 전세금보다 더 낮을 가능성도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를 보면 이런 단지는 서울에 여럿 있다.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두산위브센티움 전용 25㎡는 매매가와 전셋값 갭이 500만원이다. 지난해 12월 매매 계약이 1억8500만원, 전세 계약이 1억8000만원에 각각 체결됐다.

    종로구 숭인동 종로중흥S클래스도 갭이 300만원에 불과하다. 지난 2월 전용 23㎡가 1억29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같은 면적 전세가 1억2600만원에 계약됐다.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역전한 사례도 있다. 구로구 구로동 로제리움2차는 깡통 전세가 가시권이다. 2017년 12월 1억3200만원에 거래됐던 이 물건은 점차 매매가가 내려 2019년 10월 1억1500만원까지 떨어졌다. 현재 호가는 1억20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전셋값은 2018년부터 1억3000만원을 쭉 유지했다. 최근 2년간 이 값에 체결된 전세가 총 22건이다.

    전문가들은 아무리 전세 물건이 귀하더라도 세입자가 1000만원 정도에 불과한 갭으로 전세 계약을 체결해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월세용 오피스텔을 전세로 내놓는 것 자체가 임대인이 다소 미심쩍다는 방증"이라면서 "보증금을 최대한 올려 계약하고자 하는 세입자일지라도 매매가의 70% 정도만 보증금으로 넣고 차라리 월세를 일부 내는 것이 안전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 사태로 경기 침체가 깊어지면 오피스텔 매매가도 조정받을 수밖에 없고, 투자자들은 자산을 매각할 때 주택보다 오피스텔을 먼저 매도한다"면서 "향후 오피스텔 매매가가 흔들리면서 세입자들이 전세 보증금을 못 빼낼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