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동백이가 끌어올린 구룡포 땅값… “까멜리아 효과 무섭네”

조선비즈
  • 고성민 기자
    입력 2020.04.09 06:09

    포항 구룡포 일대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주인공 동백(공효진)이 운영한 술집 ‘까멜리아’가 보존된 곳인데 드라마 효과로 관광객이 크게 늘며 일대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 있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 ‘까멜리아’. /포항시 제공
    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6일 까멜리아가 있는 포항 남구 구룡포읍 ‘일본인 가옥거리’ 일대 대지 33㎡짜리 토지의 지분 80%에 대한 경매에는 응찰자 13명이 몰렸다. 낙찰가는 감정가 533만원의 3배에 달하는 1524만원이었다.

    같은날 이 거리에 있는 대지 149㎡짜리 경매에도 투자자 7명이 입찰서를 써냈다. 감정가 3010만원의 167%인 5019만원에 낙찰됐다. 지방 부동산 경매에선 이례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은 것이다.

    구룡포읍 일대는 포항에서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주거 지역은 아니다. 도심과 먼 관광지여서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집값도 도심에 비해 절반 이하다. 구룡포항 인근 아파트 전용 60㎡는 8000만원대인데, 같은 면적의 도심 신축아파트는 2억원대다.

    그런데도 토지나 단독주택, 건물 등의 거래는 최근 활황을 보이는 중이다. 밸류맵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 거리 대지면적 58㎡짜리 근린생활시설은 1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2013년, 3500만원) 대비 가격이 3배 이상 뛰었다.

    구룡포항 인근 대지 90㎡ 근린생활시설이 지난 2월 12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바다 근처 코너 건물이라 입지가 좋다는 점을 고려해도 매각가가 대지 3.3㎡당 4500만원에 달했다. 웬만한 서울 주요 지역 빌딩 몸값이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에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나온 가상의 옹산게장골목이 재현돼 있다. /포항시 제공
    이 일대 부동산이 달아오르는 이유는 ‘까멜리아 효과’인 것으로 보인다. 포항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에는 동백이가 운영한 ‘까멜리아’가 드라마에 나왔던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황용식(강하늘)의 어머니 곽덕순(고두심)이 운영한 ‘옹산 게장집’도 있다. 포항시가 제작진과 협의해 가게를 보존한 것이다. ‘#까멜리아’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인스타그램에서 5만건 검색된다. 가게 앞이나 구룡포읍 일대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 사진들이다.

    ‘까멜리아 효과’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구룡포 일대는 원래 횟집으로 유명한 관광지다. 일본인 가옥거리도 방영 전부터 존재했다. 하지만 관광객이 급증한 것은 드라마 방영 이후부터다.

    포항시에 따르면 구룡포 일대 연간 관광객은 2016~2018년 각각 29만명 안팎이었다. 지난해에는 43만3000여명으로 급증했다. 동백꽃 필 무렵 종영 시기인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 사이 넉 달 동안 27만7000여명의 관광객이 찾아, 평년 연간 관광객 수와 비슷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구룡포 일대가 문화체육관광부의 ‘2020년 계획공모형 지역관광 개발사업’에 선정된 것은 앞으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경상북도와 포항시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200억원을 투입해 일본인 가옥거리 테마형 콘텐츠 개발 등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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