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게임 업계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각국 정부가 외출 자제를 권고하면서 집에서 비디오나 온라인 게임을 하는 이들이 늘며 최근 출시된 게임들의 판매량이 깜짝 늘었다.
게임 회사들의 주가도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앞으로 온라인 게임주의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일(현지 시각) 미 경제매체 CNBC는 "최근 몇 주 동안 우한 코로나가 전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지만, 비디오 게임업계는 다른 업계보다 후폭풍을 견뎌낸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일본 게임 전문지 ‘패미통’에 따르면 최근 닌텐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초기 판매량은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발매일인 지난 3월 20일부터 3일 동안 일본에서 180만개 이상이 팔렸다. 영국의 경우, 발매 첫 주에만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동물의 숲 시리즈 전작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이 팔렸다.
미디어 리서치 회사 암페어 애널리시스(Ampere Analysis)의 게임 부문 연구소장은 "동물의 숲 시리즈는 닌텐도가 핵심으로 내세우는 게임이 아니었지만, 최근 출시되면서 핵심 시리즈로 급부상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발매된 게임계의 1인칭 슈팅 게임 고전 시리즈 ‘둠 이터널’도 시리즈도 27년 역사상 가장 높은 발매 첫 주말 판매량을 기록했다.
온라인 게임도 특수를 누려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블리자드가 3월 10일 발매한 온라인 배틀로얄 게임 ‘콜 오브 듀티: 워존’은 발매 10일 만에 3000만명이 가입했다. 이는 북미에서 인기를 끌었던 배틀로얄 게임 중 가장 빠른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우한 코로나 사태가 게임업계 판매 실적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니코 파트너스 다니엘 아흐마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우한 코로나로 사람들이 집 안에서만 지내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은 안전하고 저렴한 형태의 오락"이라며 "이는 곧 판매 증진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게임이 새로운 ‘경기 방어주’로도 떠오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분기에 20% 급락한 가운데 게임 및 미디어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ESPO(VanEck Vectors Video Gaming and eSports)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2% 올랐다.
아흐마드 애널리스트는 게임업계 중 온라인 게임이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단절된 현실 세계와 달리 온라인 게임 내에서는 친구들과 계속 연락을 할 수 있다"며 "게임 내 다른 사용자들이 만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