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휴점 원하면 가능하지만, 임대료는 다 내라"

조선비즈
  • 안상희 기자
    입력 2020.04.01 06:10

    매출 80% 급감… 매출 2배가 임대료로
    인천공항 "당장 임대료 인하 어려워… 정부와 협의는 지속"
    정부 "검토 중이지만, 결정된 것 없어"

    인천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중소·중견 업체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와 휴점 시 임대료를 면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사는 "휴점은 협의를 통해 가능하지만, 휴점기간 중 매장 임대료를 면제해주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악화로 면세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텅 빈 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연합뉴스
    1일 조선비즈가 확보한 인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중소중견기업연합회(그랜드·엔타스·시티플러스·SM면세점)에 회신한 공문에 따르면 공사는 "임대료 인하와 면제가 어렵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달 20일 중소중견면세점연합회는 인천공항공사에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연합회는 영업요율로 임대료를 책정하는 방식 등으로 임대료를 인하해주거나 휴업 시 임대료를 면제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입국장 면세점은 기본요율로 임대료를 책정해달라고 했다. 연합회는 임대료 인하는 2월분(3월 청구분)부터 적용해 최대 6개월간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연합회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사업자에 한해서만 임대료를 일부 감면해주고, 공항 내 상업시설 사업자 전체를 대상으로는 3월분(4월 청구분)부터 3개월간 임대료 납부 유예만 지원할 예정이라는 기존 정부 입장을 반복했다. 임대료 책정방식 변경 요청에 대해서도 "계약상 어렵고 원칙에 어긋난다"고 했다.

    정부가 2월 27일 발표한 공공기관 임대료 지원은 대상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으로 한정했다.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중 중소기업인 시티플러스와 그랜드면세점 두 곳만 임대료 25% 감면 지원을 받게 됐다. 전체 면세업체를 대상으로는 3개월 납부 유예만 적용된다.

    중소중견기업연합회가 밝힌 3월 인천공항 면세점 예상 매출과 임대료./인천공항 중소중견기업연합회
    업체들은 임대료 3개월 납부 유예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면세는 상품 사입을 통해 사업을 운영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사업을 이끌어가기 어려운 산업인데 정부의 지원안은 실효성 없는 생색내기 지원이라고 반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천공항 입점 면세업체들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연합회에 따르면 인천공항에 입점해있는 그랜드·엔타스·시티플러스·SM면세점의 3월 예상 매출은 18억2700만원인데, 이들이 납부해야하는 임대료는 46억원 수준이다. 매출보다 임대료가 두배 이상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M면세점, 그랜드면세점 등 인천공항의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일부는 3월에 내야하는 2월분 임대료도 납부하지 못했다. 이들은 임대료를 제때 못 내면 연 16%에 달하는 연체 이자를 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3월에도 이미 매출이 80% 이상 급감해 현금 유동성이 없는 상황인데, 임대료 인하가 아니면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며 "코로나19와 관련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에서 면세업이 제외되면서 고용유지도 힘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 홍콩, 태국 등 해외 국제공항들은 코로나19 이후 면세업체의 임대료를 감면해주고 있다"고 했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임대료 문제는 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해 공사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지금 당장은 임대료 인하나 휴점에 따른 면제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공사는 정부의 정책 건의, 협의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관계자는 "이미 임대료 인하를 발표한 중소기업 외 중견·대기업 면세점의 임대료 인하 요구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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