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두산重 대출 연장은 'OK', 추가 지원은 '난색'

조선비즈
  • 송기영 기자
    입력 2020.04.01 06:10

    두산중공업(034020)에 대출을 해준 시중은행들이 추가 자금 지원 방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에 각각 5000억원씩 총 1조원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업계에서는 하반기 중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자금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경우 두산중공업은 또다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채권단은 이 회사에 대한 추가 유동성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채권단 회의에서 두산중공업 유동성 지원에 시중은행도 동참해줄 것을 제안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추가 자금 지원이 어렵다는 의견을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시중은행들은 대우중공업의 기존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는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의 두산중공업 대출 규모는 우리은행이 2270억원으로 가장 많고 SC제일은행 1700억원, 농협은행 1200억 등 총 517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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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책은행이 지원하는 1조원의 유동성은 5~6월까지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 조치다. 6000억원 규모의 외화채권 만기가 4월 말과 5월 초로 예정돼 있다. 5월 중 5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해 대다수 투자자들이 풋옵션(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두산중공업이 5~6월에 필요한 자금만 1조1000억원에 달한다.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은 4조9000억원이고, 자회사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10조원에 달한다. 두산중공업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30%(연결기준 300%)까지 높아졌다.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4조9000억원 가운데 4조원이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 시장에서 조달한 회사채 등 차입금 1조2000억원도 올해 상환해야 한다.

    시중은행들은 두산중공업의 실사 결과가 나와야 추가 자금 지원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채권은행들은 4월 말~5월 초까지 두산중공업에 대한 정밀 실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채권은행들은 실사 결과에 따라 채권단공동관리 착수 여부 등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실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시중은행들의 반응이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채권·증시안정펀드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고,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긴급 자금 수혈이 필요한 중소·중견기업도 많다"며 "두산중공업에만 수조원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고 했다.

    두산중공업은 자회사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두산밥캣, 두산건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두산건설 매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인프라코어와 밥캣은 우량기업이라 두산중공업이 쉽게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수년째 실적부진에 시달리던 두산건설은 지난해 상장폐지돼 두산중공업의 자회사가 됐다. 지난해부터 매각설이 돌았지만, 원매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매각에 착수하더라도 건설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원매자를 찾아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매각대금이 들어오기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당장 자회사 매각으로 자금 수혈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실사 결과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현재 두산중공업의 실적 개선이나 추가 담보 제공 등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내부 검토 결과"라며 "현재로선 추가 자금 지원에 부정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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