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주빈 공범 강씨의 '선생님 협박' 편지 입수…"학교를 피바람 부는 생지옥으로 만들겠다"

조선비즈
  • 박소정 기자
    입력 2020.03.31 16:27 | 수정 2020.03.31 17:39

    사회복무요원 근무 당시 쓴 ‘협박 편지’ 단독 입수
    "무고한 사람들, 찔림·파열·질식 등 목숨 잃어" 교장 협박
    고교시절에도 A교사 개인정보로 협박해 ‘소년 보호 처분’

    ‘박사방’ 조주빈(24·닉네임 박사)의 공범으로 살해 모의 혐의까지 받는 강모(24)씨가 고등학생 시절 담임 교사 A씨를 협박해 ‘소년 보호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특히 A씨가 일하고 있는 학교 교장에게 A씨 처벌을 요구하는 협박 편지까지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비즈는 31일 A씨의 협박 편지 전문을 단독 입수했다.

    A씨는 지난 29일 "조주빈이 공익근무요원과 살해 모의를 한 여아의 엄마"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이 공익요원이 강씨이다. A씨는 "2012년부터 2020년 지금까지 9년째 살해 협박으로부터 늘 불안과 공포에 떨며 살고 있다"며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잘못된 고리를 어떻게 하면 끊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용기 내 글을 올린다"고 썼다.

    본지가 입수한 강씨의 편지는 강씨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던 2017년 11월 A씨가 재직하고 있던 학교 교장에게 보낸 것이다. 제보자에 따르면 이 편지는 2018년 강씨가 A씨를 상습협박한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자신의 변호인에게 제공했던 편지다. 편지에는 강씨가 A씨로부터 당한 ‘피해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내용과 A씨 처벌을 요구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강씨가 2017년 11월 고교 1학년 시절 담임교사였던 A씨의 전입 학교 교장에게 보낸 편지. /조선DB
    강씨는 편지에서 "A씨와 교장이 응답하지 않거나 경찰과 검찰에 신고할 경우, 학교를 피바람이 난무하는 생지옥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또 "무고한 학생과 경찰, 그리고 교직원 등 수십 명의 사람들이 작열통, 찔림, 파열, 질식, 그리고 정신적 트라우마 등의 고통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도 적었다.

    ◇2012년 증오의 시작…교사 발사이즈까지 스토킹, 결국 소년 보호 처분
    강씨는 편지에서 고교 1학년 시절인 2012년 A씨를 처음 만났다고 했다. 그는 2012년 A씨와의 마찰로 반을 옮기고, 같은 해 11월 질병 자퇴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3년 초 다른 고등학교로 옮겨 복학했지만, 이곳에서도 적응하지 못해 같은 해 5월 자퇴를 했다고 한다. 강씨는 편지에서 "당시 거듭 투신 자살시도를 감행하는 등 하루 하루 미치는 나날을 겪으며 본격적으로 (A씨에 대한) 복수를 시작했다"고 했다.

    강씨는 "일단 (A씨의) 혈액형, 발 사이즈, 가족 전체의 주민번호, 아이핀, 싸이월드, 각종 쇼핑몰 기록, 이메일, 자동차, 출신 학교, 출입국기록, 집 주소와 그 부동산 시세 등을 알아내 계정을 못 쓰게 만들거나 자동차를 부수었다" "집 앞에 낙서를 하고 협박 편지와 문자를 수십통을 보내는 등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의 범죄는 다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등 스스로 신상정보를 이용해 A씨를 협박한 사실을 공개했다.

    A씨는 강씨를 고소했고, 강씨는 가정법원 소년부에 넘겨져 1호와 4호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1호 처분은 보호자 혹은 보호자를 대신해 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자에게 감호를 위탁하는 것이고, 4호는 전문가인 ‘보호관찰관’으로부터 단기간 감독과 보호를 받아 교정하는 것이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성인이 돼서도 계속된 증오심…복무 중 ‘1년2개월’ 징역 살이도
    강씨는 정신질환 등을 사유로 2016년 12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했다. 강씨는 수원시의 한 병원 원무과에 배정돼 의료기록 등 문서들을 검수·보존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는 자신의 직무권한을 악용, 업무용 컴퓨터에서 A씨가 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아낸 뒤 지하 보존서고에 있던 A씨의 ‘채용·건강 신체검사서’ 1부, ‘종합건강검진문진표’ 1부를 꺼내 사본을 챙겼다.

    그는 이런 정보를 토대로 2017년 4월 A씨의 집에 찾아가 ‘토막낸다’ ‘이사 가도 소용 없다’ ‘언제든지 세상 끝에서라도 찾아낼 준비가 돼 있다’ 등의 문구를 적은 협박성 편지와 종이, 문자메시지 등을 남긴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같은 협박은 약 1년7개월간 지속됐다. 결국 강씨는 2018년 3월 30일 상습협박·개인정보보호법 등 혐의로 수원지법에서 징역 1년2개월형을 선고 받는다.

    사회복무요원 제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병무청 제공
    출소 후 강씨는 지난 해 3월 수원시 영통구청에서 남은 복무를 이어갔다. 이때도 강씨는 A씨의 개인 정보를 조회해 협박을 이어가다, ‘박사방’ 회원이 된 것을 계기로 운영자 조주빈의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강씨는 올해 2월 20일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었으나, 또 다시 복무를 마치지 못한 채 지난 1월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국가 전산망을 이용해 범행 타깃이 된 미성년 여성 등의 신상정보를 조회했다. 강씨는 A씨의 딸을 살해해 달라며 조씨에게 400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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