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 회장 경영권 방어 성공… 찬성 57%로 조현아 따돌려

조선비즈
  • 최지희 기자
    입력 2020.03.27 15:13 | 수정 2020.03.27 18:34

    3자 연합 측 사내·외 이사 후보 7명 모두 부결
    한진·3자 연합 측 의결권 위임장 확인에 3시간 지연
    주주 150여명 참석·참석률 84.9%... 주주 간 고성도 오가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과 분쟁을 벌여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이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180640)은 27일 오후 12시 6분쯤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제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표결에 부쳐 참석 주주 찬성 56.67%, 반대 43.27%로 가결했다. 한진칼 이사 선임안은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된다. 조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도 찬성 56.95%, 반대 42.99%을 얻어 선임됐다.

    반면 3자 연합이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 신규 선임안은 찬성 47.88%, 반대 51.91%로 부결됐다.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의 신규 선임안도 찬성 43.26%, 반대 56.52%로 부결됐다. 또 이들이 추천한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인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사장 선임안도 찬성 43.87%, 반대 55.84%로 부결됐다.

    이로써 조원태 회장의 연임안을 비롯해 한진 측이 내세운 사내·외 이사 후보 6명은 모두 선임에 성공한 반면, 3자 연합 측이 내세운 이사 후보 7명 전원은 고배를 마셨다.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열린 한진칼 제7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진칼 제공
    이날 오전 9시 시작 예정이었던 주총은 조원태 회장 측과 3자 연합 측의 소액주주 의결권 위임장 중복 확인 절차가 길어지면서 3시간 가량 지연됐다. 조원태 회장은 이날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고, 석태수 한진칼 사장이 의장을 맡았다.

    이번 주총에서 1승을 거둔 조원태 회장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진칼 측은 코로나 사태로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은 대한항공 등 주력 계열사의 위기 극복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원태 회장은 석태수 사장이 대독한 주총 인사말에서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수많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며 슬기롭게 극복해 온 경험을 토대로, 올해도 위기 극복은 물론 주주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패배를 예감한 3자 연합은 지난 24일 입장문을 내고 "주총 결과가 그룹의 정상화 여부의 끝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3자 연합은 긴 안목과 호흡으로 한진그룹을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정상화의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3자 연합이 ‘긴 안목과 호흡’을 강조한 만큼, 주총 이후에도 양 측의 분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맺은 주식 공동보유 계약기간은 5년이다. 주총 이후 전개될 경영권 분쟁에 대비해 3자 연합 측과 조원태 회장 측은 지분을 꾸준히 추가 매입하고 있다.

    현재까지 KCGI와 반도건설은 지분율을 각각 18.74%, 16.9%까지 끌어올렸고, 조 회장 측도 우군 델타항공이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기업결합신고 기준(15%) 직전인 14.9%로 늘렸다. 의결권이 없는 지분까지 포함하면 3자 연합 측의 지분율은 42.13%, 조 회장 측의 지분율은 42.39%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이날 주총장이 마련된 한진빌딩 26층 대강당에는 주주 150여 명이 가득 들어찼다. 준비된 좌석이 모자라 일부 주주들은 접이식 간의 의자에 앉았다. 이날 참석률은 84.93%로, 작년 주총 참석률 77.18%보다 늘었다.

    안건 심의에 앞서 여러 주주들이 발언을 요청하고 나서면서 진행이 여러차례 멈춰서기도 했다. 그러면서 발언을 원하는 주주와 신속한 진행을 요구하는 주주 간 고성(高聲)이 오갔다. 발언 신청자 중에는 대한항공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해 온 채의배 민생당 의원도 있었다.

    채 의원은 "대한항공 임원이 연루된 ‘180억원 리베이트 의혹’은 한진칼 자산가치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만약 리베이트에 가담한 고위 임직원이 한진칼에서도 근무하고 있다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말해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석태수 사장은 "검찰에서 조사 중인 사안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진상 파악과 책임 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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