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크론, 실적 선방했지만… 반도체, 코로나 리스크 우려

조선비즈
  • 설성인 기자
    입력 2020.03.27 14:27

    마이크론, 올해 D램 수요 전망 상향 조정… "장기 수요 견조"
    데이터센터 수요 늘어도 스마트폰·PC·가전·자동차 충격 불가피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회사 미국 마이크론은 2020 회계연도 2분기(12~2월)에 매출 47조9700만달러(5조8020억원), 영업이익 4억4000만달러(5320억원)를 달성했다고 2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7%와 77.5% 감소했지만 월스트리트 추정치(매출 46억9000만달러)를 웃도는 실적이다. 산제이 머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에서 낮은 컨슈머 수요를 원격근무, 전자상거래, 게임 등으로 인한 강한 데이터센터 수요로 상쇄했다"면서 "이번 분기에는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이런 트렌드가 일어나 공급 부족을 유발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 가전, PC, 자동차 등의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망을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된다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있는 마이크론의 본사./마이크론 홈페이지
    ◇ 원격근무·전자상거래 영향 데이터센터 수요↑

    마이크론은 2020 회계연도 2분기에 D램과 낸드플래시의 비트그로스(생산량 증가율)가 각각 -10%와 -2~3%였다고 설명했다. 평균판매가격(ASP)의 경우 D램은 변화가 없었으며, 낸드플래시는 8~9% 상승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코로나19에 따른 유통망 충격에 대비해 원재료 재고 축적, 부품 소싱 다변화 등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해외 생산라인도 말레이시아에서 후공정 팹이 제한적으로 운영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올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지난해와 비교해 D램은 10%대 중후반 증가하고, 낸드플래시는 3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 D램 수요 전망치를 상향한 것이 주목된다.

    마이크론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비드 진스너는 "단기적인 비즈니스 환경은 불확실하지만 마이크론의 장기 고객 수요는 견조하다"고 말했다.

    ◇ 코로나로 시작된 경제활동 위축 섣부른 예측 어려워

    마이크론이 향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망을 안정적으로 내다봤지만 현재 진행중인 코로나19 사태의 파급력이 얼마나 오래 갈지 알 수 없다. 때문에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서버용 D램, SSD) 수요는 견조했다. 마이크론은 모바일용 라인을 데이터센터용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한국의 D램 라인도 우선적으로 수요가 견조한 데이터센터용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이 같은 수요가 어느 정도까지 이어질지, 모바일 수요 둔화를 충분히 보완할 정도로 확대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사이클은 한번 방향을 정하면 상당기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1993~1995년 사이에 나타난 메모리 1차 슈퍼사이클 이후 일종의 더블딥(경기가 반짝 상승하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 사이클이 나타난 바 있다. 이제 막 시작된 경제 활동의 위축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하반기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폰, 가전, PC, 자동차 등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하는 제품의 생산 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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