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착취물 유포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24·구속)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검찰이 성 착취물 유포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24·구속)을 연일 불러 조사한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오전부터 조씨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전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0시간 가량 조사 뒤 돌려보냈다.

첫 조사는 경찰 수사기록을 토대로 전반적인 사실관계와 혐의 인정 여부를 확인했다. 검찰은 조씨의 성장배경과 범행 전 생활 등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비교적 무난하게 첫 조사를 마쳤다고 한다.

조씨는 2018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여성에 대한 성 착취물을 제작, 판매, 유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조씨에게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12개 죄명을 적용해 검찰로 송치했고, 수사기록만 1만2000쪽에 달한다.

조사 과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은 받지 않았다. 당초 경찰 수사단계에서 법무법인 오현 측이 선임계를 냈으나 지난 25일 사임했다. 검찰을 통해 이를 확인하고 조사 전 짧게 변호인과 면담한 조씨는 "혼자 조사받겠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변호인 추가 선임 여부에 대해선 결정되거나 의사표시를 한 게 없다"면서 "조씨의 건강상태는 양호하고 수감생활에도 별 문제없는 걸로 파악된다"고 했다.

검찰이 조씨를 구속수사 할 수 있는 건 한 차례 연장을 포함해도 송치일로부터 20일이다. 늦어도 4월 초순까지는 조씨를 재판에 넘겨야 하는 만큼 우선 경찰 송치 혐의를 검토한 뒤, 공범과 추가 혐의를 확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조씨의 손석희 JTBC 사장, 윤장현 전 광주시장 등에 대한 사기 혐의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앞서 성 착취물 유포 텔레그램 공유방 '태평양원정대' 운영자 이모(16)군은 지난 5일 구속 기소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태평양'으로 알려진 이군은 조씨의 '박사방' 운영진으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는 30일 열릴 예정이던 이군의 첫 공판기일에 대해 전날 연기신청을 냈다. 조씨와 공범 관계가 의심되는 만큼 추가기소 가능성을 열어둔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