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아파트 입주 민원 폭증… “미루자 vs 그냥하자” 갈등도

조선비즈
  • 유한빛 기자
    입력 2020.03.27 07:00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입주를 앞둔 아파트에서 민원이 크게 늘고 있다. 예비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사전점검이나 입주 날짜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과 예정대로 진행하자는 의견이 분분하다.

    27일 분양업계 등에 따르면 3월 들어 입주를 앞둔 수도권 아파트·오피스텔 등에서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지자체와 시행사 등에 민원을 제기하는 건수가 크게 늘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이 달 8일까지 제기된 공동주택 사전점검 일정 조정에 대한 민원은 511건이다. 특히 3월 들어 민원이 폭증하면서 하루 평균 66건씩 접수됐다.

    그렇지 않아도 입주 물량이 적은 상황에서 입주가 연기되면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입주량이 줄면 전세공급이 줄고, 전세금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현재 2개월째 감소할 것으로 예정돼 있는 상태다. 직방이 집계한 4월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6238가구다. 3월보다 32% 줄어든 물량일뿐만 아니라 지난 2017년 5월 이후로 가장 적다. 전국 기준으로도 입주하는 가구 수가 1만6667가구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행사를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현장에서는 혼란이 반복되고 있다. 입주민의 불만을 정부나 지자체가 모두 해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미 입주를 시작한 수원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에서도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진 이후에 입주를 진행해야 한다는 민원이 제기됐고, 수원시청에서도 난색을 표했다. 결국 시행사인 정원개발은 당초 4월말이던 입주지정일을 3주쯤 늘려, 오는 5월 20일까지로 연장했다.

    정원개발 관계자는 "입주가 시작되기 전 수원시청으로부터 입주지정일을 변경해달라는 공문을 받았고, 시와 입주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전체 입주기간을 45일에서 69일로 늘렸다"면서 "입주기간이 예정보다 늘어난만큼, 수분양자들은 서로 간격을 두고 여유롭게 입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과천주공1단지아파트를 재건축한‘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조합원과 일반 분양자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조합 쪽은 분양 잔금 등을 정산하기 위해 예정대로 4월 입주를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일반 분양자들은 코로나 사태로 사전점검일이 2주 연기된만큼 입주일도 미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1047가구짜리 경기 파주 ‘운정 화성 파크드림’의 예비입주자들도 시청에 입주기한을 연장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파주시청은 관계자는 "관할 지자체는 입주자모집공고나 준공 승인 등을 담당할 뿐"이라면서 "입주기한 연장 여부는 사업주체인 시행사와 입주예정자간의 계약 사항이기 때문에 시청에는 이에 관한 강제력이 없다"고 말했다.

    공공주택 역시 입주 일정이 늦춰지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국민임대주택 예비입주자 모임도 모두 4월로 미뤄졌다. 코로나 사태로 입주자 관련 일정이 지연되는 곳은 남양주 진접, 화성 동탄 신도시 등 약 150개 단지, 1만7000가구다.

    국토교통부의 입장은 입주자 사전방문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27호에 포함된 사항이기 때문에 반드시 실시해야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심각한 지역은 관할 시·군·구청 등의 판단과 관계자 협의를 거쳐 일정을 변경하거나 시공사가 대리점검하는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입주의 경우에는 계약서상에 명시된 입주지정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마치고 잔금을 치르도록 돼 있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분양업체와 수분양자 등 계약 당사자들만 서로 합의가 이뤄지면 충분히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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