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말 연희동 자택 앞마당 세 자녀에 증여
자택 공시가 25억5600만원으로 전년비 12.3% 급등
"보유세 아끼려 오른 공시가 적용되는 5월 전 증여한 듯"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해 4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앞마당을 세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강 장관 자택의 작년 공시지가(公示地價)는 25억5000만원. 전문가들은 강 장관 부부가 부동산 보유세를 아끼기 위해 인상된 공시지가 적용되기 전 마당만 따로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 내역' 등에 따르면,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전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4월 25일 공시지가 8억2600여만원 상당의 연희동 임야 301㎡(약 91평)를 장녀(36)와 차녀(32), 장남(31) 세 자녀에게 각각 100㎡(약 30평)씩 증여했다. 이 임야는 강 장관 자택인 연희동 단독주택의 마당으로 쓰고 있는 땅이다. 2층짜리 주택(건물 217.57㎡⋅대지 407㎡)은 이 전 교수가 그대로 갖고 있고, 마당에 해당하는 임야만 세 자녀에게 같은 면적으로 나눠서 증여한 것이다.
강 장관 내외가 자택의 앞마당을 자녀에게 증여한 것은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아끼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강 장관의 자택 건물 공시가는 작년 13.1%(15억3000만원→17억3000만원)상승했다. 마당은 10.1%(8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정부는 '고가(高價) 주택부터 공시가격을 현실화한다'는 방침 하에 최근 2년 동안 시세 15억원이 넘는 주택의 공시가격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작년 상반기 서울 전역에서 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임사업자 등록 및 증여가 큰 폭으로 늘었다. 높아진 주택 공시가격이 적용되는 5월 31일 이전에 소유권을 이전해 세금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서울 연희동은 신규 주택 건설 개발이 한창이다. 강 전 장관의 자택 근처에는 6층 빌딩과 5층 신축 빌딩이 들어서 있다. 부동산 전문가는 "공시지가 상승은 물론 향후 임야인 땅이 개발돼 자산 가치가 더 오르기 전에 자녀들에게 증여해 세금 부담을 줄이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 장관은 지난 2017년 인사청문회 때 자녀들에 대한 증여세 회피가 논란이 됐다. 강 장관의 두 딸은 2014년 공동 명의로 경남 거제시 동부면에 1억6000만원 상당 2층짜리 주택을 구매했으나 증여세 232만원은 외교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틀 뒤인 2017년 5월 23일에서야 납부했다. 증여세 납부 기한은 3개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