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전자부품 업체까지 이제 "마스크 만들께요"

조선비즈
  • 심민관 기자
    입력 2020.03.26 11:00

    조명·디스플레이 업체들, 주총서 ‘마스크 제조’ 정관에 추가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마스크 사업을 추가하는 중소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면서 전례없는 불황이 예상되자 사업다각화를 통한 대안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마스크 생산라인이 구축될 예정인 아이엘사이언스 천안공장 내부 전경. /아이엘사이언스 제공
    23일 업계에 따르면 톱텍, 아이엘사이언스, 동양물산 등 중소기업들이 이달 말에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마스크 제조·판매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한다.

    디스플레이 업체인 톱텍은 기존 사업 부진을 마스크 사업을 통해 만회하려는 모양새다. 톱텍은 2017년 이후 매출이 급감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672억원으로 2017년(1조1384억원) 대비 85.3% 줄었다. 주력인 디스플레이 사업이 2년 연속 하향세를 그렸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적 악화 우려가 더 커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톱텍은 마스크 사업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톱텍은 마스크 제조설비 50대를 도입해 다음 달 초부터 하루 최대 300만장의 마스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월 최대 1억장의 마스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하루 마스크 총 생산량이 1200만장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일 생산량의 25%에 달하는 양이다. 이렇게 되면 후발주자인 톱텍이 단숨에 1위 마스크 사업자로 부상한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올해 디스플레이 사업 업황이 작년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톱텍이 마스크 사업을 통해 올해 매출 반전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반면 작년 사상 최대 매출을 낸 아이엘사이언스는 실적 방어를 위해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었다. LED 조명렌즈 제조업체인 아이엘사이언스는 실리콘 렌즈 제조를 위해 이달 준공 예정인 천안공장에 마스크 생산라인도 함께 구축할 계획이다.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사장은 "마스크 사업과 기존 사업이 관련성은 없지만 제조설비만 있으면 즉시 생산이 가능하다"며 "코로나19로 업계가 불황인데 전세계적으로 마스크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했다"고 했다.

    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농기계 제조업체 동양물산도 올해 흑자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마스크 필터 사업을 추가했다.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길이 막혀 농기계업종 불황이 예상됨에 따라 선제적인 대비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제조업종의 중소기업들이 마스크 사업에 뛰어든 것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제조업종의 불황이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마스크 제조업은 고난도의 제조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마스크 사업이 불황 극복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되면 다른 업종의 제조업체들도 앞다퉈 마스크 설비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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